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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의 스톡워치 / 애널리스트들의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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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의 스톡워치 / 애널리스트들의 반격

입력
2002.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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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요 증권사들이 분석 제외기업 리스트를 발표하고 있다. 회사측이서 투자자에게 발표한 뉴스들이 상당부분 허풍이나 거짓말로 드러나는 기업 투명성에 심각한 문제가 제기된 경우가 주종이다. 애널리스트들이 더 이상 회사측의 발표를 믿고 분석을 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한 것이다.아무리 애널리스트가 분석을 한다고 해도 기업측의 거짓된 정보를 거르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 기업의 경영자보다 기업 내용을 잘 아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 거짓말들은 수명이 길 수가 없다. 뻔한 거짓말은 거짓말이라기 보다는 모욕에 가깝다. 이런 거짓말들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증권사에서 이런 기업들의 명단을 언론에 공개했다는 것은 놀랄만한 변화다.

아담 스미스는 자본주의의 기초는 도덕이라고 했다. 증권시장의 기초는 무엇인가? 그것 역시 도덕이다. 흔히들 증권시장을 순전히 경제원리로 머리 싸움을 하는 게임장이나 도박판으로 생각하지만, 의외로 증시는 가장 도덕적인 곳이다. 아무리 머리가 좋은 사람도 룰을 어기는 사람과 게임을 해서는 이길 수가 없다.

주식 시장은 본질적으로 기술력이나 경험을 가진 사람들(기업가)에게 돈을 가진 일반인(투자자)들이 믿고 자본을 대주어서(투자) 그 결과(수익이나 기업가치)를 나눠갖자는 동업 행위이다. 동업자 윤리, 즉 얼굴도 모르는 투자자가 대준 돈으로 자신의 최선을 다해서 얻은 성과를 같이 나눠먹자는 생각이 없이는 투자자는 항상 봉이 될 수 밖에 없다. 심지어 도둑이라고 해도 동업윤리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훔친 것은 공평하게 나누지 않을 때는 같이 할 수가 없다.

자기 자식한테도 겁이 나서 투자를 못하는 돈들이 얼굴도 모르는 생판 타인을 믿고 투자가 되는 곳이 주식시장이다. 고도의 윤리의식 없이는 도저히 유지될 수 없는 곳이다. 이제 애널리스트들이 이런 점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우리 시장이 점점 더 투자하고 싶은 시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그리고 그 핵심에 애널리스트들의 용기가 자리잡고 있다.

제일투자증권 투자정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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