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짝짝짝 짝짝” “오~필승 코리아!”4일 한국-폴란드전 당시 부산경기장, 서울 광화문과 대학로···. 전국 방방곡곡의 그 생생한 응원 현장에 있었거나 지켜본 이들은 그때의 열기와 하나됨의 감동을 결코 잊지 못한다. “모두가 따를만한 모범(CNN)” 등 세계인의 경탄을 사고있는 한국 축구응원의 유래를 쫓아가 본다.
■붉은 악마는 PC통신 축구동호회로부터
응원의 리더역할을 하고있는 ‘붉은 악마’는 1995년 하이텔 등 PC통신 축구 동호회 회원 50여명의 단체 관람에서 비롯됐다.
프로 축구팀의 서포터로 한정되다 대표팀 응원으로 발전하게 된 것은 97년 5월 가칭 ‘그레이트 한국 서포터스 클럽’이 만들어지고 이들이 프랑스 월드컵 아시아 1차 예선에 등장하면서부터.
이들은 명칭공모와 토론을 거쳐 이름을 붉은 악마로 바꾼 뒤 그 해 8월 한국-브라질 평가전에 처음 붉은색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나와 조직적인 응원을 벌였다.
원래 붉은 악마는 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 때 붉은 유니폼을 입고 축구 열강들을 차례로 무너뜨리며 4강 신화를 일군 한국팀을 외국 언론이 부르던 애칭이었다.
현재 붉은 악마 회원은 무려 12만명. 그러나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전 국민을 사실상 ‘준회원’으로 묶었다.
이들 외에도 ‘악마’ 표현에 반발한 기독교인 중심의 ‘하얀 천사’ 응원단과 기업이 후원하는 ‘코팀파’(KTF), ‘코카콜라응원단’(코카콜라) 등이 월드컵열기 속에서 태어났다.
■구호 박수는 한국 응원단의 독창적 작품
붉은 악마의 응원은 수동적인 치어리더 응원과 변화없는 앰프음악을 거부한다. 강렬하고 단순한 구호와 함성으로 경기를 보는 재미를 배가시키면서 자연스레 응원에 참여하도록 유도한다. 특히 우리 팀이 공격할 때는 빠른 템포로, 상대의 공격 때는 약간 느슨한 응원으로 변화를 준다.
두 팔을 쭉 펴고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으로 이어지는 구호 박수는 온 국민이 따라 할 정도로 익숙해져 있는 우리 응원의 대표작품. 이런 구호박수는 96년 프로축구팀 수원삼성서포터인 그랑블루의 응원에서 유래됐다.
이듬해 각 프로축구팀의 서포터들이 모여 붉은 악마를 만들면서 “수~원 삼성 짝짝짝 짝짝”의 앞부분을 ‘대~한민국’으로 바꿨다.
경쾌한 ‘짝짝짝 짝짝’ 박수는 전세계적으로 응원에 사용하는 북 박자 중 하나로 추정되지만 구호 뒤에 이어 붙인 것은 우리만의 독특한 아이디어다.
“오∼필승 코리아… 오∼ 올레(Oleㆍ‘가자’라는 뜻의 스페인어)…”는 붉은 악마의 대표 응원가. 97년 일본 도쿄(東京)에서 열린 프랑스월드컵 아시아 예선 한-일전에 처음 등장했다.
프로 축구팀 부천 SK의 서포터 헤르메스 회원들이 콧노래로 부르던 것을 붉은 악마가 응용하고 발전시켰다.
이 밖에도 박수를 4번 친 후 힘찬 손동작과 함께 ‘골!’ 함성을 연속해서 지르는 구호 등 33건이 공모를 통해 채택됐으며 최근에는 윤도현 밴드가 부른 ‘아리랑’ 도 응원가로 사랑받고 있다.
또 ‘탐탐’으로 불리는 북 응원, 유럽 겨울 리그 응원에 방한용으로 쓰이는 머플러를 흔드는 머플러 응원 등 온몸을 내던지는 응원들도 감초처럼 사용된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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