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진출을 놓고 10일 오후 3시30분 대구에서 격돌하는 한국-미국의 승부는 허리 싸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두팀은 체력과 스피드에서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비등한 백중세를 보이고 있어 결국 공격의 활로를 열어줄 공격형 미드필더의 능력과 비중이 더욱 커진 것이다.
거스 히딩크 감독과 브루스 어리나 미국 감독이 유상철(31ㆍ가시와)과 클로디오 레이나(29ㆍ선더랜드)의 컨디션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전을 앞둔 히딩크 감독에게 유상철의 존재는 특별하다. 미국과의 2차례 평가전서 중앙수비수로 나섰던 그가 월드컵 본선서는 공격형 미드필더의 자리를 굳혔기 때문이다. 또 지난 해 12월 서귀포서의 첫 대결서 결승골을 뽑아냈을 정도로 미국전에 강하다는 점도 고려하고 있다.
유상철이 미국전서 지난해와 달리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할 경우 미국 수비진이 혼란스러워 할 것이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후반 대인 마크가 느슨한 틈을 타 중거리 슛으로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한국과 2차례 맞붙었던 미국의 스트라이커 맥브라이드는 “한국 선수 중 유상철이 가장 두렵다”며 경계심을 나타냈을 정도다.
폴란드전서 무릎부상을 당해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지만 히딩크 감독은 그의 현재 컨디션을 철저히 비밀에 부치는 등 고도의 심리전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유상철과 같은 역할을 하는 미국대표팀의 주장인 클로디오 레이나 역시 위협적이다.
포르투갈과의 1차전서는 부상으로 안나왔지만 ‘미국의 지단’이라 불릴 만큼 팀 내 없어서는 안 될 플레이메이커다. 178㎝ 72㎏의 레이나는 부드러운 볼터치와 매끄러운 경기 운영으로 미국 공격의 시발점이 된다.
포르투갈전서 대활약했던 랜던 도너번, 다마커스 비즐리 보다도 더욱 경계해야 할 선수로 꼽히는 그는 94, 98년 월드컵에 출전했던 풍부한 경험이 장점.
86차례의 A매치에 출전해 8골을 기록하고 있는 그는 월드컵 개막전 오른쪽 무릎부상으로 포르투갈전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컨디션이 모두 회복돼 한국전 선발출전이 예상된다. 그는 “한국과의 경기에서는 충분히 90분을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동료들의 사기를 높이고 있다.
부상에서 회복돼 2차전 출전을 기다리고 있는 유상철과 레이나의 대결은 16강 진출을 노리는 두 팀의 희비를 가를 전망이다.
/경주=월드컵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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