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드라마 ‘로망스’가 금기시 되다시피 해온 이색 소재에 도전했다가 교원단체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교원단체는 여교사와 고교생 제자의 사랑을 다룬 이 드라마가 비현실적이고 선정적이어서 심각하게 교권을 실추시키고 있다고 비난한다.
문제로 지적되는 장면은 주인공들이 교실에서 키스를 하고, 여관에 함께 투숙하며, 소문이 나자 다른 학생들이 교사에게 계란을 던지면서 수업을 거부하고, 경찰이 학생 앞에서 교사를 연행하는 등 민망한 장면들이다.
이채로운 소재에 힘입은 이 드라마는 높은 시청률을 얻고 있는데, 방송사는 “일부 단체의 입장보다는 전체 시청자의 의견을 감안해서 제작하고 있다”고 항의에 맞서고 있다.
교원단체의 반발이 창작의 자유를 침해할 위험성이 높은 점을 인정하더라도, 우리는 교실이나 학교를 드라마 소재로 택할 때는 훨씬 더 신중해야 한다고 본다.
드라마는 허구의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시청자는 드라마를 사회와 개인, 세계에 대한 종합적이고 현실적인 이미지로 예민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드라마의 경우, 많은 시청자는 주인공의 처지를 자기 일처럼 받아들이는 미성년자들이다.
‘로망스’가 방영된 이후 “자신의 감정을 여과 없이 표출하는 남학생이 늘어 당혹스럽다”는 여교사도 늘고 있다고 한다. 여러 계층이 함께 보는 공중파 TV는 케이블 TV나 영화보다 더 많은 공공성과 건강성이 요구된다.
’로망스’ 뿐 아니라 최근 종영된 ‘위기의 남자’나 ‘거침없는 사랑’’나쁜 여자들’ 등 각 공중파 방송의 드라마가 불륜과 비정상적인 애정관계를 소재로 시청률 올리기 경쟁에 몰두하고 있어 유감스럽다. 방송 드라마의 좀더 건강한 책임의식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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