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서 주말 대회전을 펼치고 있다. 수도권이 6.13 지방선거의 전체 판세를 가르는 곳인 데다 선거 막바지에도 박빙의 승부의 혼전 양상이 이어져 선거전이 뜨거워진 때문이다.■한나라
8일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에 당력을 쏟아부어 이회창 후보는 서울을, 서청원 대표는 경기를 각각 누비며 지원유세에 나섰다. 두 사람은 예의 '부패정권 심판론'을 강조하며 월드컵 대회 열기에 파묻힌 권력형 비리 의혹의 불씨를 되살리려고 안간힘을 썼다.
한나라당은 수도권에서의 승리를 위해 남은 성거운돌 기간에도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서울, 경기의 표밭갈이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한나라당은 청중을 동원한 대규모 정당연설회 등 세대결은 되도록 피할 예정이다. 수도권 바람몰이를 통해 지방선거 분위기 반전을 시도하는 민주당의 막판 뒤집기 전략에 말려들어서는 안되다는 판단에서다.
한 당직자는 "저조한 투표율과 권력형 비리 의혹 등 주변 여건이 어느 때보다 좋은 만큼 무리할 이유가 없다"며 "경합지에 지원 유세를 집중시키는 등 실리 위주의 선거전을 펼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경기, 양평, 구리, 의정부 등을 순회하며 "부정부패가 싫다면 김대중 정권을 표로써 심판해야 한다"며 "역사상 가장 유능하고 정직한 나라를 만들고 부패를 일소할 것"이라고 대선 홍보를 곁들여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
이날 노무현 후보와 한화갑 대표의 조찬 회동에서 수도권 집중 전략에 합의한 데 이어 각각 경기와 서울 등을 누비며 막바지 지원유세에 총력을 쏟았다.
노 후보는 이날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고 있는 수도권에 당력을 모아야 한다는 한 대표의 요청을 받아들여 9,10일로 각각 예정됐던 호남 및 영남지역 바운을 취소하고 유세 일정을 수도권 중심으로 새로 짜기로 했다.
민주당의 전략 수정은 열세를 만회하지 못하고 있는 부산시장 등의 선거보다는 집중 지원이 이뤄지면 승기를 잡을 수 있을 듯한 수도권이 전체 선거의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노 후보측은 그러나 "부산, 경남 선거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노 후보는 이날 경기지역 유세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1997년 166억원의 세금을 거둬 선거자금으로 쓴 뒤 아랫사람을 조사 못하도록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킨 장본인"이라며 "쉽게 말해 '도적님'이 누구를 심판하겠냐"고 '부패인물 심판론'을 주장했다.
서울지역 순회 유세에 나선 한 대표는 "노 후보는 이미 링에 올라와 있는데 이 후보는 노 후보가 두려워 청와대만 공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동국 기자
박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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