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회돌풍의 주인공 세네갈팀에서 가장 바쁜 선수는 누굴까? 스트라이커 엘 하지 디우프도, 이번 대회 1호골의 주인공 파프 부바 디오프도 아니다. 바로 칼릴루 파디가(28ㆍ오세르)이다.프랑스와의 개막전에서 세네갈의 공격을 주도하며 알려지기 시작한 파디가는 6일 덴마크전에서 진가를 과시했다. 왼쪽 미드필더로 왼발잡이인 그는 플레이 메이커 역할을 하며 세네갈의 프리킥과 코너킥을 전담한다.
덴마크의 골키퍼 쇠렌센은 후반 양쪽 코너에서 날아오는 파디가의 날카로운 코너킥에 정신을 못차렸다. 덴마크의 모르텐 올센 감독도 경기후 “세네갈의 코너킥은 너무나 위협적이어서 추가실점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 진땀을 흘렸을 정도다.
덴마크전 동점골도 그의 연출 작품이었다. 후반 7분 20여m를 드리블해 들어가다 페널티 아크 정면에서 덴마크 수비 2명 사이를 꿰뚫은 정교한 스루패스로 동점골을 어시스트했다. 이날 활약으로 파디가는 첫골을 성공시킨 덴마크의 욘 달 토마손과 동점골의 주인공 살리프 디아오를 제치고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됐다.
파디가는 그러나 대회 시작전인 지난달 26일 대구 시내 금은방에서 30만원 상당의 금목걸이를 훔쳐 망신을 톡톡이 당했다. 그러나 불구속 입건되는 덕에 개막전부터 출장, 후반 프랑스 골대를 맞히는 벼락슈팅으로 진가를 인정 받았다.
프랑스 파리 출신의 파디가는 벨기에 리그를 거쳐 2000년 프랑스리그로 돌아왔다. 벨기에 여성과 결혼해 벨기에 대표로 유로 2000에 출전하려 했으나 세네갈 축구협회의 삼고초려로 2000년 아프리카 네이션스 컵에 출전했다.
허정무 KBS 해설위원은 “파디가의 왼발 킥은 아르헨티나의 후안 세바스티안 베론이나 우루과이의 알바로 레코바의 킥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위협적이다”며 “파디가의 활약 여부에 따라 세네갈의 16강행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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