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마약 복용으로 사실상 가수 생명이 끊어졌던 현진영(31)이 15,16일 대학로 라이브 극장에서 ‘마약퇴치 콘서트’를 갖고 재기를 선언한다.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가 후원해 청소년들에게 마약의 폐해를 경고하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현진영 개인에게는 마약으로부터의 완전한 재활의 의미가 더 큰 뜻 있는 자리다.
가수 생활 12년 중 히로뽕에서 공업용본드 흡입에 이르기까지 수차례의 마약 파동으로 노래보다 ‘마약 가수’로 기억되는 현진영이기에 비록 좋은 취지이기는 하지만 마약이라는 단어를 내세운 공연을 마련하기란 망설여지는 일이었다.
하지만 더 이상은 도망칠 수 없었다. 가수로서 이대로 잊혀지기도 싫었다.
4년 전 마약을 끊고도 지난 1월 방송을 통해 순천향대 정신병동에 입원, 75일간의 마약 후유증 치료과정을 공개했던 것도 같은 이유다.
방송이 인간 현진영에게 드리워져 있던 마약의 어두운 그늘을 어느 정도 거둬냈다면 이번 공연은 본업인 가수로서 음악을 통해 과거의 상처를 씻고 새로운 앞날을 다짐하는 기회.
그래서 데뷔곡인 ‘야한 여자’(90)를 비롯 ‘슬픈 마네킹’, 모자가 달린 헐렁한 티셔츠와 큼지막한 바지를 입고 무릎을 굽혔다 폈다 하는 힙합 춤으로 당시 일대 선풍을 불러 일으켰던 ‘흐린 기억 속의 그대’ 등 ‘좋았던 시절’의 노래에서 ‘요람’ 등 최근 발표한 네번째 음반의 노래들까지 자신의 가수 생활을 총망라한다.
새 음반은 형식적으로는 최신 유행의 갱스터 랩에 ‘어머니의 품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등 최근 그의 심경을 솔직히 담고 있다.
관객과의 공감대를 넓히기 위해 좌석 없이 모두 일어나서 즐기는 스탠딩 무대로 꾸민다.
김지영기자
koshaq@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