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원종(李元鐘) 후보와 자민련 구천서(具天書) 후보는 판이한 스타일의 차이만큼이나 주요 현안에 대한 접근법이나 분야별 추진사업 등에서 현격한 편차를 보이고 있다.꼼꼼한 성격의 행정가인 이 후보는 도지사 재임 중 추진했던 사업들을 마무리 짓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의 공약집은 충북도가 마련한 장기 발전계획에서 그대로 따온 것들이다. 반면 정치인 출신인 구 후보는 축구대학 건립, 카지노 건설 등 눈길을 끄는 개발 프로젝트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두 후보가 맞붙은 전선은 충북의 화두인 지역경제 활성화 문제다. 재정자립도가 전국 최하위 수준인 26%에 불과할 정도로 경제력, 지방재정 모두가 극히 열악하기 때문에 두 후보 모두 이 문제에 공약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 후보는 정보통신(IT) 생명공학(BT) 등 미래산업을 집중 육성, 산업구조를 바꿔야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그는 ▦오창과학산업단지, 오송생명과학산업단지 활성화 ▦나노ㆍ항공우주산업 육성 ▦대전_천안_ 음성ㆍ진천 연결하는 벤처트라이앵글 조성 ▦오송_오창_진천ㆍ음성_충주_제천을 잇는 첨단산업벨트 구축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구 후보는 오송 산업단지에 형성될 오송 신도시에 정부 4청사를 유치하고 20여개 경기장을 갖춘 축구대학을 설립하겠다고 공약했다. 축구대학은 2005년까지 도립대 방식으로 설립하고 정부청사는 공론화를 거쳐 장기플랜으로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그는 “이들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인구증가 및 고용창출로 세입이 늘고 경제적 파급효과도 커 저절로 부강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경제의 최대 현안인 ▦호남고속철도 오송분기역 유치 ▦하이닉스 반도체 정상화 ▦조흥은행 본점 청주유치 등에 대해서도 두 후보의 해법은 상이하다. 이 후보는 오송분기역의 타당성 논리를 개발하는데 노력하겠다는 정책적 접근법을 택하고 있고, 구 후보는 지사직을 걸고 건교부와 담판을 벌이겠다는 정치적 접근법을 제시하고 있다.
충북은 속리산 월악산 소백산 등 3개 국립공원과 충주호 대청호 등 천혜의 자연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관광도 주요 이슈 중 하나다.
이 후보는 관광 인프라의 확충을 중시하고 있다. 그는 ▦국제규모의 특급호텔 ▦컨벤션 센터 건립 ▦경견장(競犬場)사업 유치 ▦자동차 캠핑장 조성 ▦충주호변에 수변위락관광지 건설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에 맞서 구 후보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충주 수안보에 카지노와 리조트를 건설하겠다”면서 “연간 500억원의 세수 확보와 수천억원의 연관산업 진흥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카지노, 리조트 등과 연계된 충주관광대학을 설립하겠다고 약속했다.
두 후보는 이외에도 수많은 공약을 쏟아냈지만 ‘말 잔치’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적지않다. 중앙정부가 추진하거나 이미 진행중인 사업을 부풀리는가 하면 추진 자체가 불투명한 사업까지 마구잡이식으로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주요 개발사업에 고속도로 조기완공, 충주댐ㆍ대청댐 광역상수도 건설, 철도망 신설 등 중앙정부의 사업을 포함시키고 심지어 이미 개장한 충주호변 번지점프장ㆍ인공암벽장을 조성하겠다고 밝혀 주위를 어리둥절하게 했다. 구 후보는 1,000억원이 넘는 충주 카지노, 리조트 건설 사업비를 ‘전 도민 대상 공모주 청약’으로 조달하겠다고 밝혀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덕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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