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축구의 자존심 아르헨티나와 축구종주국 잉글랜드. 두 나라의 월드컵 역사는 악연으로 점철돼 있다. 1982년 4월2일 아르헨티나가 영국령 포클랜드를 점령하면서 포클랜드 전쟁이 발발했다.개전 75일만에 아르헨티나의 무조건 항복으로 전쟁은 끝났지만 감정의 앙금은 새로운 전쟁을 잉태했다. 바로 그라운드의 휴전 없는 전쟁이다.
아르헨티나는 패전의 아픔을 축구로 달랬고 잉글랜드는 역시 침략자에겐 질 수 없다며 매번 전의를 불태웠다.
양국은 월드컵에서 4번 맞붙어 2번 웃고 2번 울었다. 62년 칠레, 66년 잉글랜드 대회에서는 잉글랜드가 환호했다.
그러나 포클랜드 전쟁에서 통한의 눈물을 삼켰던 아르헨티나는 이후 그라운드 전쟁에선 환희의 눈물을 흘렸다.
포클랜드 전쟁 후 첫 대결인 86년 멕시코대회 8강전서 디에고 마라도나가 그 유명한 ‘신의 손’ 논란을 일으키며 아르헨티나에 승리를 선사했다.
98년 프랑스대회 16강전에서는 거친 플레이에 흥분한 데이비드 베컴이 아르헨티나의 시메오네를 걷어차 퇴장 당했고 잉글랜드는 결국 승부차기끝에 무릎을 꿇었다.
베컴은 자국 팬들로부터 역적으로 물려 은퇴를 고려하기까지 했다. 양국의 그라운드전쟁은 오늘 이후에도 영원히 계속될 것이다.
박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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