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약점을 간파한 일본대표팀이 두려움을 떨쳐버렸다. 5월 유고와의 평가전서 다리를 다쳐 첫 경기에 결장한 주포 악렉산드르 모스토보이(34ㆍ셀타비고)가 가세, 전력상승이 이뤄졌지만 러시아는 허술한 수비 등 3가지 약점이 있다는 것.러시아-튀니지전을 숙소에서 TV로 관전한 일본대표팀은 러시아가 공격하다 인터셉트를 당했을 때 미드필더들의 수비가담이 상당히 느리다는 점을 간파했다.
투 톱을 쓰는 러시아는 공격에 치중할 때 수비 4명이 2_2형태로 서 측면을 완전히 비워놓고 있다. 때문에 오노나 나카타의 빠르고 정확한 역습패스와 산토스, 이치가와 등 돌파가 좋은 윙백의 궁합이 맞을 경우 러시아의 이러한 약점을 십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트루시에 감독의 판단이다. 실제로 러시아는 비록 실점하지는 않았지만 튀니지의 빠른 역습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또 국내파가 주류인 러시아의 조직력과 개인기가 썩 뛰어나지 못하다는 점도 일본으로서는 안심하는 계기가 됐다. 튀니지에 비해 오히려 열세였다. ‘차르(러시아 황제)’라는 별명을 지닌 모스토보이가 복귀해 공격패턴과 패스워크가 좀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모리오카가 이끄는 스리백을 위협할 수준은 못 된다는 것.
여기에 무엇보다 정신력 면에서 일본의 압도적 우세가 예상된다. 스탠드를 가득 메울 ‘울트라 니폰’의 응원을 등에 업은 일본은 공격력이 살아난 만큼 걱정거리가 없어졌다. 오노는 챔피언스리그서 러시아의 주축인 스파르타크 모스크바팀을 이긴 경험이 있고, 수비형 미드필더 이나모토의 공격가담은 가공할 수준.
남은 것은 ‘구 소련’ 시절 각인됐던 ‘강호 러시아’에 대한 환영을 걷어내 버리는 것. 러시아 전 승리를 확신하는 일본은 6일 시즈오카산업대와 평가전을 갖고, 7일에는 러시아전에 대비한 비공개훈련을 가진다.
이범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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