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저자와 함께 / '도시는 미디어다'낸 김찬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저자와 함께 / '도시는 미디어다'낸 김찬호

입력
2002.06.08 00:00
0 0

사회학자 김찬호(40ㆍ연세대 강사)씨는 “도시는 미디어”라고 정의한다.메마른 인간관계를 상징하는 도시가 오히려 그 안에 사는 사람들 사이의 소통을 북돋는 공간-미디어가 될 수 있다는 전복적인 의미에서다.

‘도시는 미디어다’(책세상 발행)는 김씨가 딱딱한 도시 경관에 사람 냄새가 나는 옷을 입히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도시가 개인 간의 소통을 북돋는 장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를 담은 책이다.

그는 도시 공간이 풍요로움을 잃고 평면화되어 버린 원인을 급속하게 진행된 근대화와 도시화에서 찾는다.

도시 공간이 생활을 담는 그릇이 아니라 재산 증식의 수단으로 도구화되는 바람에 공간의 공공성이 황폐해졌다는 것이다.

그는 또 개인의 참여를 배제한 도시계획의 논리에 대해서도 비판의 칼날을 들이댄다.

“지금까지 도시계획은 관료들이 담당하는 기술적 행위로 여겨왔습니다. 그러나 자기가 사는 공간에 대해 개인들이 능동적으로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할 때 도시는 개인들을 묶는 효과적인 미디어가 될 것입니다.”

김씨는 주민이 도시 공간의 설계에 참여해 성공한 대표적 사례로 브라질의 녹색도시 꾸리찌바 시(市)를 꼽는다.

140만 명이 넘는 급속한 인구 증가와 환경 오염으로 몸살을 앓던 대도시 꾸리찌바는 1970년대부터 자이메 레르네르 시장이 도시 공간 조성에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면서 대표적인 인간중심, 친환경 도시로 변모해갔다.

“예컨대 꾸리찌바에서는 빈민 지역에 주택을 보급하는 과정에서도 건축가의 도움을 받아가면서 주민들이 스스로 집을 짓게 한 결과, 훨씬 값싸고 안전하고 인간적인 거주환경을 조성할 수 있었습니다. 콘크리트로 대규모 수용시설처럼 집을 지어온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대목이지요.”

그는 또 거주 환경 조성에 주민이 직접 참여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삶의 풍요로움을 강조하면서 대구 삼덕동의 ‘담장 허물기’ 운동을 소개했다.

대구 삼덕동은 98년 11월 김경민 대구 YMCA 부장이 정원의 그늘을 없애기 위해 담장을 허문 것을 계기로, 사회적 공간의 중요성에 눈을 뜬 마을 주민들이 동참해 골목 전체가 전시회가 열리고 벽화가 그려진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바뀌었다.

연세대 사회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김씨는 대학원 시절 경기 시흥시 철거민 공동체인 복음자리 마을에서 3개월간 생활한 것을 계기로 ‘공간의 사회성’에 관심을 갖게 됐다.

현재 그는 서울 대안교육센터 부소장이다.

“자신이 머물고 있는 공간과 이웃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자아를 새롭게 만나고, 그 마음의 깊이에서 타자를 재발견하는 삶의 생태학이 바로 이 책의 주제”라고 그는 말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