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경기에 무슨 새벽 연장운행이냐.” “회의 땐 얘기 없다가 왜 뒤늦게 반대냐.”건설교통부와 서울시 사이에 볼썽사나운 다툼이 벌어졌다.
건교부가 5일 한국팀 경기가 있는 10, 14일에는 경기장소와 관계없이 전국의 지하철을 이튿날 새벽 2시까지 확대 연장운행토록 한데 대해 6일 서울시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공개 반발하고 나선 것.
서울시의 얘기는 몇 달 전부터 관계기관과 협의해 차량 2부제와 지하철ㆍ버스 등의 교통대책을 시행 중인데 건교부가 상의조차 없이 덜렁 보완책이라는 걸 발표했다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하철 연장운행은 택시부제 해제 등과는 다르다”면서 “정비인력과 정비시간 등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고 기관사 배치계획도 완전히 재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치밀한 사전준비 없는 연장운행은 자칫 대형사고로 연결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10일 경기는 오후 3시30분에 치러져 ‘긴급 야간운행’이란 무리수를 둘 만한 상황도 아니라는 주장이다.
반면 건교부는 “시민들의 불편을 해소해 보자는 것인데 뭐가 문제냐”는 입장이다. 10일 한국-폴란드전이 끝난 뒤 새벽 귀가길 시민들이 곤욕을 치르는 것을 보고 안(案)을 만들어 5일 관계부처협의도 거쳤다는 것.
건교부 관계자는 “회의에 서울시측도 참석했으나 아무런 반대의견을 내지 않았다”며 “예상 못한 문제점이 발생했는데도 무조건 원안대로 가는 게 옳은 일이냐”고 반문했다.
전말이야 어떻든 정부기관들이 이런 식의 갈등을 표출하는 것은 신중치 못한 처신이다.
온 국민이 전례없는 일체감을 형성하고 있는 지금 행여 쓸데없는 생색내기나 자존심싸움이 끼어들 여지는 없다.
그렇지 않아도 월드컵 열기에 제각기 편승해 보려는 정부기관들 간의 불협화음이 적지않게 흘러나오는 판이다.
liberty@hk.co.kr
염영남 사회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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