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 그룹 총수인 이건희(李健熙) 삼성회장과 구본무(具本茂) LG회장의 경영행보가 커지고 있다. 일상경영에는 간여하지 않으면서도 회의주재 빈도를 늘리고 강한 어조로 ‘메시지’를 반복 전달함으로써 긴장감을 높여 그룹 경영을 다잡아가고 있다.이 회장은 사장단 회의 참석빈도가 예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 4월 전자계열사 를 시작으로 5월 금융계열사, 5일엔 인재전략관련 전체 사장단 회의까지 3개월 연속 사장단 회의를 주재했다.
이 회장의 메시지 골자는 ‘10년후를 대비하라’는 것. 회의마다 세부 지시사항은 달랐지만, 주제는 결국 실적이 좋을 때 자만하지 말고 5년,10년후 무엇으로 먹고 살지 전략품목을 개발하고 인재육성에 앞장서라는 것이다.
작년부터 강조해온 얘기였지만, 올해는 그 강도가 예사롭지 않다. 몇몇 사장들은 ‘준비자세 미흡’을 이유로 강한 질책까지 받아 그룹의 긴장도는 현재 최고조에 달해 있다.
구 회장의 행보도 올들어 무척 커졌다. 연초부터 사업현장을 계속 돌고 있는 구 회장은 지난달 전자 화학 등 핵심 계열사 사장단을 이끌고 반년만에 또다시 중국을 찾았다. 중국에서도 정부 고위층 면담 보다는 현장점검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구 회장의 메시지는 1등 기업론. 이는 자연스럽게 최고경영자(CEO) 책임론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계열사 사장들은 어느 때보다도 긴장하고 있다.
최근 보폭이 커진 두 회장은 15일 모처럼 조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 초청으로 열리는 전경련 회장단 골프모임에 이 회장도 식사자리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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