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포스코 유상부 회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기소할 방침이라고 한다. 유회장이 지난 해 4월 포철기연등 계열사와 4개 협력사에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TPI) 주식 20만주를 시세(주당 2만원)보다 비싼 주당 35,000원씩 70억원어치를 사도록 영향력을 행사, 포스코에 손해를 끼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인 포스코의 전문경영인이 ‘최규선 게이트’에 연루돼 기소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포스코 계열사와 협력업체들이 주식을 고가 매입하는 과정에서 입은 피해액은 3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유회장의 배임행위는 주주에 대한 책임보다 권력층의 이권을 더 중시하는 구태의연한 행태로 비난 받아 마땅하다. 포스코는 단순한 민간기업이 아니라 외국인 지분이 62%에 달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미국 경제전문 잡지 포브스에 의해 철강부문 세계 1위 기업으로 선정된 초우량 기업이다. 건실한 재무구조와 깨끗한 기업 이미지 때문에 대졸 취업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기업 중의 하나로 꼽힌다.
그런 포스코의 최고경영자가 대통령 아들 김홍걸씨-최규선-김희완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 이어지는 정치 스캔들에 연루된 것 자체가 개탄스런 일이다.
민영화한 포스코가 아직도 권력의 눈치보기에 익숙한 공기업 시절의 타성에 젖어있는 것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기업이 권력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한국적 기업풍토라고 해도, 주주의 권익이나 투명한 의사결정을 무시한 전문경영인을 옹호할 외국인 주주는 없을 것이다.
포스코는 틈만 나면 글로벌 스탠더드에 걸 맞는 기업 지배구조와 경영의 투명성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우리 기업 풍토의 후진성과 함께 전문경영인 체제의 한계를 보여주는 이번 사건으로 포스코의 대외 이미지는 땅에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 기업의 이미지는 쌓는 것도 어렵지만 한 번 실추된 이미지를 만회하기는 더욱 어려운 일이다.
포스코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정치권력이 넘볼 수 없도록 독립경영의 기틀을 확고히 다지고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경영진 교체를 포함한 광범위한 포스코의 쇄신책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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