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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寺 축구열풍…해인사 단오맞아 올해도 축구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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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寺 축구열풍…해인사 단오맞아 올해도 축구대회

입력
2002.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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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적인 선풍(禪風)과 엄격한 규율로 잘 알려진 해인사는 최근 축구로 들떠 있다.속세에서 벌어지는 2002 한일 월드컵 때문만은 아니다. 15일 해인사 경내에서 열리는 축구대회를 앞두고 있어서다.

일반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해인사는 매년 단오절이면 4년제 스님교육 기관인 강원(講院)과 선방(禪房)에 있는 스님들이 팀을 만들어 인근 국립공원과 의용소방대, 우체국 직원 등 4개 주민팀과 축구시합을 벌인다.

올해도 어김없이 단오절을 일주일 앞둔 8일부터 예선전을 갖는다.

스님 축구단은 강원 4개팀(치문ㆍ사집ㆍ사교ㆍ대교반)과 선방팀, 종무원팀 등 모두 6개팀. 특히 하안거(여름 수행정진) 중인 선방 스님까지 축구대회에 참여하는 것이 전통이다.

예선에서 맞붙은 스님과 대중 축구단 10개팀 가운데 최고수인 2팀이 15일 결승전을 갖는다.

축구가 해인사 스님들 사이에서 본격적인 여가 생활로 굳어지게 된 것은 30여년 전부터.

동국대 이사장을 지낸 영암 스님이 주지로 부임하고 난 뒤 해인사 인근에 큰 불이 났으나, 수도생활로 기초체력이 떨어진 강원 학인 스님과 선방 수좌 스님들이 산 중턱에도 오르기 전에 숨을 헉헉대는 모습을 본 후로 문중의 큰 스님들이 체력단련을 위해 젊은 스님들의 축구경기를 묵인해줬다고 한다.

매주 1회씩 실시되는 축구연습은 해인사 서쪽에 위치한 용탑선원 뒷마당에 설치된 전용구장에서 이뤄진다.

이 때문에 해인사 스님들의 축구실력은 인근에서 알아줄 정도여서 실업팀은 물론 지역 내 청년회와 관공서 등에서 시합 요청이 쇄도한다.

1996년 월드컵 유치를 기념하기 위해 최순호 김종부 박경훈씨 등 전 국가대표 선수들이 포함된 연예인 올스타팀과 육군사관생도로 구성된 대표팀을 이겨 탄탄한 실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해인사 강원의 한 스님은 “예전의 스님 축구팀은 20대가 주축이었으나, 지금은 뒤늦게 출가하는 사람이 늘어나 평균 연령이 30대로 올라가 전력이 약화됐다”고 귀띔했다.

해인사 스님들의 축구 열풍은 각 강원으로 이어졌다.

현재 법주사 통도사 중앙승가대 등 10여개 강원에 축구팀이 꾸려져 매년 8월 열리는 전국강원연합회 행사에는 축구경기가 하이라이트가 된다.

특히 해인사(해인총림) 스님들은 전남 순천에 있는 송광사(조계총림)와 선암사(해인총림) 강원의 학인스님들과 20여년간 축구를 통해 문중간, 지역간 우의를 다져왔다.

월간 해인지의 편집장인 원철 스님은 “서로간의 화합과 협력을 강조하는 축구는 단체 생활이 기본인 절집에 가장 적합한 운동”이라며 “축구는 이미 해인사 강원의 ‘교기(校技)’가 됐다”고 해인사의 축구사랑을 소개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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