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 ‘기적’, ‘경악’….한일 월드컵을 중계하는 세계 언론들의 1면 톱기사 제목들이다. 외신들은 아시아에서 사상 처음 열리고 있는 이번 월드컵에서 연일 이변의 드라마가 연출되면서 지구촌이 흥분과 충격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외신들은 이번 대회가 세계화의 영향으로 빠르게 평준화하고 있는 세계 축구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면서 앞으로 어떤 팀이 이변의 제물이 될지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BBC 방송은 6일 이번 월드컵이 이변 속에서 ‘환상의 경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표현했다.
AP통신은 미국이 우승 후보 중 한 나라인 포르투갈을 3대 2로 제압한 소식을 전하며 뜻밖의 팀들이 축구 강호들을 잇따라 격파하면서 월드컵이 “놀라움으로 가득 채워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개막 경기에서 세네갈이 우승 후보 1순위 프랑스의 발목을 잡은 데 이어 4일에는 한국이 유럽의 전통 강호 폴란드를 상대로 2대 0으로 완승을 거둔 사실을 언급했다
이 통신은 영원한 축구 제국 브라질이 히바우두의 할리우드 액션으로 얻은 페널티킥으로 간신히 1승을 올린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절대 강자가 사라진 이번 월드컵에서 어떤 팀도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17게임을 소화한 5일까지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나라는 물론 16강의 윤곽을 점칠 수 있는 예선 조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예측불허의 혼전이 예상되는 만큼 1승이 아니라 골득실차에 따라 한 골 한 골에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라고 이 통신은 분석했다.
외신들은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결정짓고 느긋하게 결선 라운드를 준비하리라 마음먹었던 프랑스와 포르투갈 등 강호들은 남은 게임에서 한 게임이라도 놓치면 곧바로 16강 탈락의 수모를 감수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6일 프랑스의 두번째 경기가 열리기 전에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모든 프랑스 국민이 선수단을 응원하고 있다”며 대표팀을 격려했다. 조르제 삼파이우 포르투갈 대통령도 이날 “나를 포함한 전 국민이 항상 대표팀과 같이 있다”며 의기소침해진 포르투갈 축구 선수들을 다독거렸다.
외신들은 이 같은 이변에 대해 현대 축구의 세계화 추세를 반영한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32개 출전국 중 8개 국가의 감독이 외국인 감독으로 채워져 있고 출전 선수 736명 중 절반 가량이 5대 유럽 리그에서 뛰고 있을 만큼 세계 축구에는 울타리가 없다는 것이다.
김병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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