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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월드컵도 있다…전통상품 알리는 전시회 잇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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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월드컵도 있다…전통상품 알리는 전시회 잇달아

입력
2002.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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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기간 동안 우리 전통문화상품의 아름다움과 높은 디자인 수준을 세계에 알리는 행사가 잇따라 개최되고 있다.축구강국은 물론 문화강국으로도 손색 없는 한국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행사이다.

산업디자인전문회사 ㈜212(대표 은병수)는 2002 한일월드컵을 기념해 디자인 브랜드 ‘VIUM(비움)’ 전시회를 미국 워싱턴 유니온스테이션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동시에 개최 중이다.

‘VIUM’은 지난해 말 뉴욕 소호에 180평 대형매장을 성공적으로 오픈, 인테리어 전문지 ‘메트로폴리탄 홈’이 ‘전통예술과 현대디자인의 완벽한 조우’ 라고 극찬했던 브랜드.

비움의 제품들은 우리의 전통 문화상품을 현대 감각에 맞게 재디자인하고 전통공예의 명장들에게 제작을 맡겨 제작한 순도 100%의 수공예 디자인 상품이다.

대나무를 종이장처럼 얇고 좁게 자른 뒤 쪽과 홍화를 이용해 천연염색하고 중요무형문화재 52호 채상장 이수자인 서신정씨가 일일이 손으로 꼬아 만든 죽상자들은 부채꼬리를 활짝 펼친 공작처럼 우아하다.

상모 돌리는 소년을 모티브로 삼은 나전칠기 장식함들은 세련되고 정갈하면서도 나전 특유의 호사스런 멋을 풍긴다.

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제품이기도 하다. 중요무형문화재 10호 나전칠기장 이형만씨가 제작에 참가했다.

이밖에도 오뚝이처럼 굴려도 다시 일어나게 디자인된 식기 겸 데스크용 사물함 세트, 띠별로 연도와 상징동물이 새겨진 옥 전각, 색색의 자투리천 배합이 생동감을 더해주는 보자기 등도 전시돼 외국 관광객의 눈길을 끌고 있다.

전시장에서 만난 일본계 프랑스인 금융컨설턴트 르네 카와야마씨는 “특히 나전칠기류는 정교함과 화려함에서 인사동에서 보는 관광상품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작품성이 뛰어나다. 거실에 장식하고 두고두고 보고 싶다”고 말했다.

전시는 30일까지 계속되며 현장구매도 가능하다.

외국인들에게 전통한복의 고아한 아름다움을 선보이는 자리도 마련된다. 한복사랑협의회는 12일 오후 7시 서울 덕수궁 중화전에서 ‘다이나믹 코리아 페스티벌 2002 한국전통복식축제’를 개최한다.

덕수궁 중화전의 아름다운 단청 그늘 아래서 펼쳐지는 행사는 궁중의상 민중의상 현대한복등 3부로 나뉘어 한복의 변천사와 함께 우리의 전통생활 습속까지 보여주는 흥미로운 자리이다.

조선 초중기 왕의 복식인 9장복과 조선말기 복식인 12장복과 왕비의 예복으로 쓰인 화려한 노의 등 궁중복식의 호사스러움이 그대로 묻어나는 옷들은 물론 서당 다니는 반가 자제의 학창의까지 다양한 옷들이 소개된다.

인생 60이면 다시 태어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뜻에서 회갑을 맞은 노인들이 색동옷을 입었다든가, 결혼 60주년을 기념하는 회혼례에서 가족 4대가 격식을 갖춰 차려 입었던 회혼식 복식풍속 등을 그대로 재현한 부분은 우리들조차 잊고 지냈던 대가족 문화의 풍속으로 동양적 사고를 엿보게 하는 자리로 의미가 크다.

한편 이날 행사는 한국에 와 있는 각국 대사와 대사관 직원들을 초청, 한국 전통복식의 아름다움을 세계인 앞에 떨쳐보이는 기회로도 한 몫 한다.

행사 주최측의 하나인 한국복식학회 정흥숙 회장(중앙대 의류학과 교수)은 “외국인은 물론 양장에 익숙한 내국인들에게도 우리 한복에 담긴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이나 올바른 계승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볼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성희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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