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대회 출전 사상 첫 승리와 높아진 16강 진출 가능성으로 국민의 월드컵 관심이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다.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각 정당은 6ㆍ13지방선거에서 월드컵 열기를 활용하기 위해 다각적 영향 분석과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한나라당
5일 월드컵 대회 첫 승리에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승리에 대한 기쁨과 지방선거 전략에 나쁠 게 없다는 판단이 겹쳐 있다.
한 당직자는 “선거일이 포르투갈전을 하루 앞둔 13일이니 아무래도 젊은층의 투표율이 떨어질 것”이라며 “우리 당의 주 지지층이 40대 이후 장년층인 만큼 투표율 저하로 인한 타격은 민주당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드컵 열기에 ‘홍삼(弘三) 게이트’ 등 권력형 비리 의혹이 묻힐 것이란 지적도 있다. 그러나 이 또한 “축구 대표팀의 선전과 김대중(金大中) 정부의 실정이 대비돼 반민주당 정서 확대로 이어질 것”이란 낙관론에 밀리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날 하루 정부와 민주당에 대한 비난 논평을 자제하는 등 축제 분위기를 깨지 않으려는 모습이었다.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이날 오전 선거대책회의에서 “어제의 승리로 국민이 모든 짜증을 다 털었다”면서 “오늘 하루는 국민이 짜증스러워 할 단어를 쓰지 말라”고 주문했다.
한나라당은 또 이날 기자회견장의 배경 그림을 축구 경기장에서 응원하는 관중의 모습으로 바꿨다.
▼민주당
한국팀의 쾌조가 지방선거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리라고 기대하고 있다. 한 당직자는 “국민들의 울화가 풀리면 정치에 대한 냉소적 시선도 많이 누그러 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홍삼 게이트’ 등으로 상처받은 국민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달래지길 바라는 눈치다.
월드컵대회와 연계된 선거전략으로는 히딩크 감독의 지도력에 대한 국민적 평가가 인물론 위주의 지방선거 투표로 이어지도록 한다는 복안이 있다.
여기에는 김민석(金民錫) 서울시장후보, 한이헌(韓利憲) 부산시장후보 등이 자질과 능력, 도덕성 면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능가한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붉은 악마’가 상징하는 국민 통합 분위기를 투표율 제고로 이어갈 방안도 민주당이 공을 들이는 부분이다.
물론 지방선거에서의 유ㆍ불리를 따지지 말고 국민적 축제에 동참하면 그만이라는 시각도 있다. 정범구(鄭範九) 대변인은 이런 차원에서 이날은 “상대방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란 논평을 내기도 했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이동국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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