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폴란드전에 승리한 데 이어 미국이 5일 강호 포르투갈을 꺾는 이변이 벌어지면서 D조 각국의 16강 진출이 안개 속에 빠져들고 있다고 해외 언론들이 전했다.특히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위라는 막강한 실력으로 16강 티켓을 따놓은 것이나 마찬가지로 여겼던 포르투갈의 패배는 개막전에서 프랑스가 세네갈에 무릎 꿇은 다음으로 이번 월드컵을 흥미진진하게 만든 ‘대사건’으로 평가됐다.
미국의 승리는 압도적인 힘과 우세한 조직력의 결과이며 각각 첫 승을 올린 한국과 미국의 10일 경기가 D조 팀의 16강 진출을 사실상 결정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외신들은 전망했다.
포르투갈은 루이스 피구를 앞세운 화려한 스타 선수들과 뛰어난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에 패함으로써 손쉬울 것으로 예상했던 16강 전망에 그늘이 드리웠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에 따라 D조는 포르투갈을 제외하고 한국 미국 폴란드가 나머지 한 장의 16강 티켓을 따내기 위해 다투는 구도에서 폴란드를 제쳐 두고 한국 포르투갈 미국이 각축하는 3파전의 형국으로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폴란드가 한국전 패배를 딛고 남은 경기에서 예상 밖의 선전을 펼칠 경우 D조는 애초부터 물고 물리는 치열한 승부 다툼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했던 F조(아르헨티나 잉글랜드 나이지리아 스웨덴) 못지 않은 ‘죽음의 조’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AFP 통신은 이날 ‘미국이 포르투갈을 저지했다’는 수원발 기사에서 미국의 승리를 힘의 우위가 만들어낸 결과라고 분석했다.
시종 우세한 체력으로 밀어 붙인 미국이 출중한 기술력을 가진 포르투갈을 누르고 극적인 승리를 만들어냈으며 이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본선 3연패의 늪에서 헤어나오려는 미국이 ‘꿈’을 실현했다고 평가했다.
‘위대한 승리와 함께 미국이 깨어났다’는 첫 문장으로 경기 결과 속보를 타전한 AP통신은 월드컵 처녀 출전한 존 오브라이언 등의 활약에 힘입어 미국이 기선을 잡은 것이 주효했다고 전했다.
이 통신은 국가의 명예를 걸고 출전한 포르투갈에 비해 오히려 팬들의 주목을 덜 받은 미국 팀이 부담 없이 경기한 것이 득이 됐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승리가 미국의 50여년 월드컵 역사에서 가장 값진 승리하고 평가했으며 영국 BBC 방송은 프랑스-세네갈전에 이어 이날 경기로 이번 월드컵이 거의 ‘환상’을 연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첫 승을 낙관했던 포르투갈 국민들은 예상 밖의 패배에 말문을 잇지 못했다.
수도 리스본 중심의 엑스포 광장에 모여 위성 중계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전반에 내리 3골을 내준 뒤부터 얼굴색이 굳어지기 시작했으며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여기저기에서 울음이 터져 나왔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현지 축구 팬들은 선수들의 움직임이 둔했는데도 단조로운 공격을 바꾸지 않는 등 전술 운용의 잘못을 지적하며 울분을 터뜨렸다.
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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