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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개방과 공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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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개방과 공정

입력
2002.06.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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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벌어진 2002 월드컵 F조 1차 전에서 잉글랜드는 스웨덴과 1대 1로 비겼다.스웨덴은 34년간 지속된 잉글랜드 전 불패 신화를 이어갔고, 잉글랜드는 이번에도 설욕에 실패했다. 하지만 잉글랜드로서는 '좋은 경기'를 한 셈이다.

잉글랜드의 감독은 스벤 에릭슨. 축구 종주국이라는 잉글랜드의 첫 외국인 감독으로 스웨덴 출신이다. 그는 월드컵 예선 1무 1패로 탈락 위기의 잉글랜드를 떠맡아 5승 1무의 화려한 전적으로 예선을 통과 시켰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독일에게 8대 0으로 졌다. 일부에서는 아시아 자존심의 붕괴라고 까지 했다.

사우디의 참패는 '폐쇄 정책'이 자초한 결과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세계 축구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우물 안 개구리' 한계라는 것이다. 사우디는 1998년 프랑스 대회 이후 4년 동안 12번이나 감독을 바꿨다.

인사권을 쥐고 있는 왕족과 정부의 눈에 들지 않으면 즉각 교체됐다. 현 감독은 지난해 10월 전격적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사우디 대표선수 가운데 해외에서 뛰는 선수는 없다. 축구를 너무 좋아하는 파드 국왕이 자국 선수들의 해외 진출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대표선수들은 국내에서는 최고의 대접을 받았지만, 자신들이 세계 최고가 아닌 이상 선진 축구를 보고 배우는 데는 뒤질 수 밖에 없었다.

'과보호'가 가져온 결과다. 세네갈이 좋은 출발을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세네갈 대표선수 대부분은 프랑스 프로 팀에서 뛰고 있어 프랑스와 세네갈 전은 프랑스 A대 B 팀의 대결이라고 불렸다.

■마침내 한국이 월드컵 출전 48년 만에 1승을 올렸다. 그것도 유럽의 강호 폴란드를 압도적으로 눌렀다.

새삼 히딩크 감독의 리더십이 집중 주목을 받고 있다.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선수 선발 과정이다.

그는 선수를 선발할 때 철저하게 능력과 실력만을 기준으로 했다. 예전의 명성이나 학연 지연 혈연 등은 애초부터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축구 역시 사람이 하는 것이어서, 능력과 실력이 있는 선수를 공정하게 뽑으면 절반 이상은 성공한 것이다. '개방'과 '공정'이 경쟁력을 향상 시킨다는 점을 이번 월드컵 축구가 재차 말해주고 있다.

이상호 논설위원 기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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