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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히딩크 벤치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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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히딩크 벤치마킹'

입력
2002.06.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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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감독이 한국 축구 사상 월드컵 본선 첫 승을 이뤄내자 월드컵 준비 과정에서 그가 보여준 리더십을 분석, 경영에 접목하려는 움직임이 재계에서 일고 있다.최고 경영자(CEO)를 비롯한 기업인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히딩크식 경영’이 화두가 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그룹 임원들에게는 산하 2개 연구소가 작성한 히딩크 감독의 리더십에 관한 보고서가 배포됐다.

6개 항목으로 정리된 삼성경제연구소 보고서는 고정관념과 연공서열로부터의 탈피, 능력 중심의 선수 선발 등은 기업에 이상적인 인재 선발 및 활용 방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삼성지구환경연구소의 ‘히딩크식 환경경영’ 보고서는 ▦단기 실적에 흔들리지 않는 소신있는 리더십 ▦과학적인 분석으로 장점은 살리고 약점은 보완하는 시스템적 접근 ▦경쟁을 통한 실력 위주의 선수선발 등은 기업이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보고서를 읽은 대다수 임원들이 공감을 표시했다”며 “한국팀이 16강, 더 나아가 8강까지 가면 기업 내부적으로 ‘히딩크식 경영론’이 각광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주위의 따가운 시선에도 불구, 선수들의 체력 강화에 몰두하는 등 기본기에 충실한 히딩크 감독의 전술이 기업의 펀더멘털 강화와 맥이 닿아있다고 보고 앞으로 사내 교육 및 연수 등을 통해 임직원들의 개인 역량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LGㆍ현대차 그룹 역시 1년반 동안 한국 축구팀을 이끈 히딩크 감독의 조직강화 전략, 용병술 등을 집중 연구, 인사제도 등에 반영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다.

평소 ‘히딩크 감독 예찬론’을 펴온 우리금융지주회사 윤병철(尹炳哲) 회장은 “히딩크 감독은 현대 경영에서 CEO 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는 점을 새삼 느끼게 해줬다”며 “그의 예에서 보듯 훌륭한 CEO를 발굴하기 위해서는 참고 기다려주는 주변 분위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T 이상철(李相哲) 사장은 “히딩크 감독은 선수 선발에서부터 베스트 일레븐 확정 때까지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하고 공평한 잣대를 적용했다”며 “이 같은 ‘투명 경영’과 조직력에 의한 속공 위주의 ‘스피드 경영’은 우리 기업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라고 평가했다.

대기업의 한 구조조정본부장은 “기업에도 스타플레이어가 있는데, 히딩크 감독은 스타플레이어 조차 팀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과감히 탈락시켰다”며 “기업인, 특히 오너라면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황상진기자

apr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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