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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기고 / 美, 인-파사태 직접개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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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기고 / 美, 인-파사태 직접개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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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6.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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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들어 인도와 파키스탄이 전면전을 벌일 가능성이 조금 줄어들었다.콜린 파월 미 국무부 장관은 카슈미르 군사 분계선을 넘나드는 침투작전을 중단하라는 명령이 파키스탄군 일선 지휘관들에게 하달됐다고 확인했다.

지난달 27일 페레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의 약속이 비로소 실행된 것이다. 그 결과 인도의 지도자들도 미국의 외교적 노력을 받아들일 여유를 갖게 됐다.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부장관과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도 현지를 방문하고 있는 만큼 두 나라는 핵전쟁의 낭떠러지에서 몇 발짝씩 물러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양국에 대한 중재는 시급하다.

카슈미르에는 지금도 힌두교도를 살해해서 전쟁을 일으키고 파키스탄의 현 체제를 전복시키려는 세력이 있다. 그들의 또다른 목적은 알 카에다 조직에 대한 미국의 군사작전을 저해하는 것이다.

무샤라프의 약속은 거꾸로 지금까지 파키스탄 정부가 숨겨 왔던 진실을 수면 위로 드러냈다. 파키스탄 군부와 정보기관이 오랫동안 카슈미르의 게릴라들을 지원해 왔다는 사실이다.

게릴라들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약속은 중요한 첫 걸음이지만 충분하지는 않다. 호전성은 병마개처럼 닫았다 열었다 할 수 없는 것이다.

이 지역이 안정되려면 카슈미르 내 훈련캠프와 게릴라 근거지가 폐쇄되고 이를 미국과 인도가 확인해야 한다.

무샤라프는 국경지대에 국제평화유지군을 파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450마일에 달하는 카슈미르의 국경지대는 험하다.

인도는 이 곳에 6개 사단 7만 명의 병력을 배치했는데도 야간에 침투하는 게릴라들을 막지 못했다.

그렇다면 국제평화유지군이나 국제감시단이 나선다 해도 실효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다.

파키스탄 군부는 과거 몇 차례 인도와의 전쟁에서 패배함으로써 국내에서의 입지가 약화한 적이 있다.

이번에도 인도가 핵전쟁이 아닌 재래식 군사작전으로 보복에 나설 경우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

특히 이번에 전쟁이 발발할 경우 파키스탄은 과거와는 달리 미국은 물론 중국의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고 혼자 싸워야 한다.

이번에 전쟁이 재발한다면 인도 파키스탄 양국 모두 카슈미르인들을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울 것이다.

그러나 카슈미르인들도 이제는 테러조직과의 연계가 지금까지 그들의 경제를 피폐시켜왔고, 전쟁은 아예 이를 파괴해 버릴 것이라는 점을 알게 될 것이다.

물론 카슈미르의 긴장 완화를 위해서는 인도측의 긍정적인 조치도 필요하다. 카슈미르 내 게릴라 훈련 캠프가 폐쇄되면 인도군은 국경지대에 배치한 병력을 철수함으로써 호응을 해야 한다.

마지막 단계는 올 가을 인도가 지배하는 카슈미르주의 자치선거를 공정하게 치른 뒤 양국 군대가 전면철수하는 것이다.

그리고 카슈미르 문제에 대한 대화를 재개하고, 핵전쟁 위험을 감소시키기 위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이러한 카슈미르 문제 해결구도는 이미 1990년대 중반 인도와 파키스탄이 양자간 협상을 통해 합의해 놓은 것이다. 새삼스럽게 다시 새로운 틀을 찾아나설 필요는 없다.

다만 카슈미르 문제 해결을 위해 새롭게 필요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미국의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이다.

지금까지 미국은 남아시아에 개입하기를 꺼려왔다. 하지만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하는 미국이 남아시아 지역에서 역할을 회피할 수는 없다. 개입은 이제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다.

우선 미국은 인도를 도와 파키스탄이 자신의 약속을 이행하는지 여부를 감시해야 한다.

그리고 미국은 세계적인 핵무기의 통제 및 감축 추세에 남아시아 지역이 동참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파키스탄 정부의 카슈미르 정책은 실패했다. 알 카에다와의 전쟁을 계속 수행하기 위해서도, 남아시아 지역의 안정을 위해서도 미국은 개입해야 한다.

/NYT 신디케이트=뉴시스

마이클 크레펀 헨리 스팀슨 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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