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석의 무더기 빈자리가 한일 월드컵의 이미지를 반감(半減)시키고 있다.티켓판매 대행업체인 바이롬사의 마케팅 능력부재와 이 회사를 부득부득 한일양국 조직위원회에 추천한 국제축구연맹(FIFA) 지도부의 감독부실이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입장권 사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다는 개막식은 3,500석의 좌석이 빈 채 치러졌다.
1일 일본 삿포로 경기장은 1만석의 공석이 생겼고, 2일 부산 월드컵 경기장은 2만2,800석이 비었다. 4일까지 진행된 월드컵 경기에서 10만석 이상의 공석이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가 기억하는 월드컵 대회에서 경기장이 이렇게 빈 모습을 본 적은 없다. 전세계 수십억 축구팬에게 이렇게 빈 경기장을 보여주는 것은 개최국의 이미지를 먹칠하게 한다.
표를 구입하지 못해 애태우는 축구팬에게는 분통터지는 일이다. 또 막대한 국가 자원을 투입해서 운영하는 조직위원회에는 수입감소를 의미한다.
한달간 열리는 월드컵 대회가 시작한 지 닷새에 불과하다. 이런 공석사태를 고치지 않고 월드컵을 계속하는 것은 어리석은 낭비다.
FIFA는 책임을 통감하고 바이롬사가 팔지 못한 입장권을 즉시 축구 팬에게 공급하도록 조치를 취해야 함은 물론, 이를 위해 한일 양국 월드컵조직위에 협력해야 한다. 우리는 FIFA조직의 폐쇄성과 오만함이 이런 사태를 불렀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바이롬사는 한일 양국조직위에 입힌 피해를 배상해야 한다. 마침 정부가 한국월드컵 조직위원회로 하여금 바이롬사를 상대로 배상소송을 청구하도록 했다고 한다.
그러나 FIFA가 감싸고 있을 뿐만 아니라 회사의 실체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조직위원회가 그 복잡한 국제소송을 하려면 각오와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월드컵이 끝났을 때, 거의 정부공무원의 파견으로 이뤄진 조직위원회가 제대로 이 일을 할지 의문이다. 우리는 조직위와 정부의 견해가 여론악화를 일시 피하려는 립서비스인지를 지켜볼 것이다.
FIFA 및 바이롬사를 상대로 한 공석문제의 시급한 해결과 앞으로 제기될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본측과 긴밀한 협의를 해야 할 줄 안다.
사실 월드컵 개최가 확정된 후부터 양국 조직위가 예상되는 문제를 공동 점검했던들 FIFA를 움직여 이런 사태를 어느 정도 해소할 방안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직위원회는 우선 일본과 협력하여 남은 경기에서의 공석사태를 해결하고, 바이롬사가 입힌 피해에 대한 배상을 꼭 받아내야 할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