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본선 첫 경기 승리는 16강 진출의 보증수표나 다름 없다. 1986년 멕시코월드컵 이후 4개 대회 기록을 분석해보면 1차전 승리팀의 16강 진출 확률은 94.6%나 된다. 첫 경기만 이기면 16강 진출은 떼 논 당상이라는 사실이 통계적으로 입증된 셈이다.4개 대회서 첫 경기에 승리를 거둔 팀은 모두 37개로 이 가운데 16강에 오르지 못한 팀은 86년 잉글랜드를 1-0으로 누른 포르투갈과 94년 멕시코를 1-0으로 제친 노르웨이 등 단 2차례에 불과했다. 특히 각 조 3위팀 가운데 성적에 따라 4개팀에 16강 기회를 주는 와일드카드제가 사라진 98년 미국 월드컵부터는 첫 경기서 승리한 11개 팀 모두가 16강에 오를 만큼 첫 경기 승부가 중요한 변수로 등장했다.
더 주목되는 통계는 개최국은 첫 경기 승부와는 무관하게 100% 16강에 진출했다는 사실이다. 지난 16차례 월드컵서 개최국이 1라운드를 통과하지 못한 적은 단 한차례도 없었고 예외 없이 전 대회보다 나은 성적을 내놓았다.
통산 11차례 본선에 나갔으나 7번이나 1라운드에서 떨어진 월드컵열등생 멕시코는 자국에서 열린 70년, 86년 대회서 8강까지 올랐다. 58년 스웨덴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탈락했던 칠레도 홈에서 열린 62년 대회에서 ‘깜짝 4강 신화’를 창조했다. 당시 3번째 우승을 노리던 이탈리아는 홈팀 칠레와의 예선 2차전서 2명이 퇴장당하는 수난 끝에 0-2로 패배, 개최국과 만난 불운을 탓하며 예선 탈락했다.
개최국이 월드컵 정상에 오른 경우도 1회 우루과이 대회 이후 6차례나 돼 우승확률이 무려 37.5%에 이른다. 우승하지 못해도 결승에 오를 확률도 50%나 된다.
이동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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