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측이 3일 올 여름 홍수기에 대비해 금강산댐의 물을 방류했다. 방류한 물은 이날 오전 11시15분께 DMZ 최전방 초병에 의해 발견됐으며 금강산댐으로부터 36㎞ 떨어진 화천 평화의 댐에는 오후 3시께 도착했다.높이 1㎙안팎 높이로 초당 130톤이 밀려 내려온 물은 삽시간에 댐을 가득채우고 댐 옆으로 난 6개의 수로를 통해 댐 아래로 빠져나갔다. 말라 있던 댐 하류는 모처럼 생명수를 맞은 듯 화천댐 방류 전처럼 물결이 출렁거렸다.
평화의 댐 아래 주민들은 물이 내려온다는 소식에 이날 오전부터 말라붙은 호수바닥에 뒹굴던 어선과 어업도구들은 산자락으로 끌어올리느라 부산했다.
그러나 금강산 균열 가능성 보도 등을 접했던 주민들은 “금강산댐이 안전하다면서 북한이 갑자기 태도를 바꿔 장마 이전에 물을 빼겠다는 것은 댐의 불안정성을 시사하는 것 아니냐”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또 화천 양구지역 대다수 주민들은 북한의 금강산댐 방류를 반가워 하면서도 “금강산댐의 안전 여부를 우리측이 실측해 문제가 있다면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며 남북한 공동조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금강산댐 방류가 주민들에게 줄 실익이 전혀 없다는 푸념도 이어졌다. 6년동안 평화의 댐 휴게소 식당에서 일을 한 이영미(40)씨는 “북측이 금강산댐 물을 빼준다니 고맙기는 한데 물이 화천댐에 고여있는 것이 아니라 한순간 지나갈 뿐이어서 주민들의 생계걱정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한편 평화의 댐 보강공사를 진행중인 수자원공사는 금강산댐 방류에 대해 “별도의 대책을 세우지는 않았으며 공사진행에도 별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수공은 20일까지 주요보강공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금강산댐은 이미 1월17일~2월5일 초당 최대 230톤을 방류, 하루 최고 2,000만톤이 평화의 댐으로 유입됐다.수공은 이번 방류량도 하루2,300만톤 정도일것으로 추정했다.
화천=곽영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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