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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블럭버스터 잇달아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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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블럭버스터 잇달아 개봉된다

입력
2002.06.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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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일까, 투자일까.한국 영화의 제작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60, 70억원 넘게 들어간 영화들이 올 하반기 잇달아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이 영화들이 성공하면 한국은 그야말로 아시아 최고의 영화 생산국으로 부상하지만, 반대의 경우 지난해 한국 영화의 부흥을 이뤘던 자금들이 우수수 나가 떨어지는 최악의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3일 개봉하는 ‘예스터데이’를 필두로 7월 중순에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본격 시도되는 판타지 어드벤처 ‘아 유 레디’(감독 윤상호ㆍ제작 눈엔터테인먼트)가 개봉한다.

테마파크 안의 놀이 공간에 갇힌 인물들이 판타지 속으로 빠져드는 이야기로 미국 영화 중에서는 ‘쥬만지’와 개념이 비슷하다.

고화질 HD카메라로 제작했고, 태국에서의 로케이션으로 제작비 80억원이 들었다.

멜로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로 실력을 인정 받은 작가 고은님이 새로운 장르에 도전했다는 점에서 특별히 주목받고 있다.

28일 개봉하는 ‘챔피언’(감독 관격택ㆍ제작 진인사필름) 역시 김득구의 이야기, 유오성, 곽경택 감독이라는 스타 군단, 미국 로케이션이라는 많은 화제를 낳은 영화로 제작비가 60억원 가까이 들었다.

스포츠 휴먼 드라마로서는 엄청나게 제작비가 많이 든 영화로 곽감독이 ‘친구’의 흥행 신화를 이어갈 지 주목받는 작품.

SF 영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장선우감독ㆍ제작 기획시대)은 100억원에 육박하는 제작비 때문에 기대보다는 우려가 앞서는 작품.

장감독의 최근 영화 취향이 대중적이기 보다는 작가적인데 과연 100억원의 제작비를 뽑을 만한 대중성을 갖춘 영화가 나올 것이냐가 최대의 관심거리이다.

그러나 현란한 액션이 70%에 달하고 있다는 점,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신비주의 전략으로 상품가치가 치솟은 TTL 소녀 임은경이 주연으로 나섰다는 점에서 흥행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8월 개봉 예정이나 완성도를 중시하는 감독의 특성상 이때 과연 영화를 볼 수 있을 지는 미지수.

이들 영화는 한국 영화가 쉽사리 접근하지 못했던 SF나 판타지, 스포츠 드라마. 때문에 한국 영화계로서는 엄청난 제작 ‘학습’은 물론 인프라까지 구축할 기회를 갖게 된 셈이다.

그러나 100억원이 투자될 경우 단순계산으로 300만명이 넘어야 손익분기점이 된다는 것은 적지 않은 부담이다.

아직은 한국 시장에서 대부분의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제작사로서는 이런 돈 문제가 상당한 고민거리.

초대형 블록버스터가 업그레이드의 기회가 될 것인가, 비싼 과외에 머물 것인가. 시험은 시작됐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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