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6월4일 남태평양의 섬나라 통가가 영국에서 독립했다. 통가는 뉴질랜드 북동쪽 1,900km의 남위 15~23도, 서경 173~177도 사이에 산재한 섬 170여 개 로 이뤄졌다.대략 경도 180도 선을 따라 남북으로 설정된 날짜변경선의 바로 서쪽에 자리잡고 있어 지구에서 표준시가 가장 이른 지점 가운데 하나다. 그래서 통가 사람들은 “세계의 하루는 통가에서 시작된다”고 즐겨 말한다.
2000년 1월1일 0시의 새 천년맞이 축제가 가장 먼저 시작된 곳도 통가다. 인구 10만 명의 통가는 정식 명칭이 통가 왕국인 데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입헌군주제 국가다.
통가 왕국을 이루는 통가 제도(프렌들리 제도)는 북쪽으로부터 바바우, 하파이, 통가파투 세 그룹으로 나뉜다.
가장 큰 섬은 남단의 통가파투 섬으로 수도인 누쿠알로파도 이 섬에 있다. 통가에 처음 다다른 유럽인으로 기록된 사람은 17세기 네덜란드 탐험가 아벨 얀손 타스만(1603~1659)이다.
타스만은 1632년 암스테르담의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에 입사해 이듬해 바타비아(지금의 자카르타)로 건너갔고, 그 뒤 상상 속의 금은도(金銀島)를 찾던 동인도 총독의 지시로 십수년간 태평양을 항해하며 수많은 섬들을 발견했다.
그의 발길이 닿은 곳 가운데는 필리핀ㆍ대만ㆍ일본처럼 유럽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던 섬들만이 아니라, 뉴질랜드ㆍ뉴기니ㆍ통가ㆍ피지ㆍ비스마르크 제도 등 유럽인들의 불길한 방문을 전혀 또는 거의 받아보지 못한 섬들이 많았다.
역사가 10세기로 올라가는 통가 왕국은 유럽인들의 왕래가 시작된 17세기 이후에도 독립을 유지하다가 1900년 영국의 보호령이 되었고, 1958년 외교ㆍ군사권을 제외한 자치를 획득한 데 이어 32년 전 오늘 독립했다.
고종석 편집위원
aromach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