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첫 승과 16강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라.” 4일 밤 8시30분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리는 폴란드전에 출격하는 태극전사에게 주어진 특명이다. 서귀포 파주 경주를 오가며 1개월 이상 강훈련을 해온 한국은 폴란드전의 필승카드를 마련해 놓았다.▼해결사로 승부 건다
필승카드의 하나는 경기의 템포와 흐름을 바꾸기 위한 변속기어 즉, 조커의 투입이다. 안정환(26ㆍ페루자)이 그 임무를 맡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 폴란드전을 가상해서 치른 지난 달 16일 스코틀랜드전에서 후반에 투입된 안정환 카드는 성공적이었다.
안정환은 2골1도움을 기록하며 최상의 성적을 기록했다. 안정환은 “폴란드전서 최전방 공격수로 투입된다면 반드시 결승골을 넣어야 한다. 감독의 기대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라며 의욕을 불태운다.
안정환이 공격형 조커라면 이민성(29ㆍ부산)은 수비해결사. 이민성은 한국수비수 중 스피드가 가장 뛰어나다. 히딩크 감독은 주전 수비수들이 파워가 좋은 폴란드 선수와의 몸싸움으로 지친 기미가 보이면 주저 없이 이민성 카드를 꺼내 들 것으로 보인다.
▼강철 체력의 진가
한국은 3월 유럽전훈 때부터 체계적인 체력훈련을 해왔다. 반면 유럽선수들은 지난 달 중순이 돼서야 숨 가쁘게 진행된 2001~2002리그를 마쳤다. 기본적으로 한국이 폴란드에 비해 체력에서 앞선다.
히딩크 감독은 체격의 열세는 체력의 우위로 만회가 가능하다고 자신한다. 테스트 결과 한국선수 대부분은 이미 유럽선수를 능가하는 지구력을 갖춘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드필드에서의 강한 압박과 공간유지 등 경기를 지배할 수 있는 원천은 체력에서 나온다.
▼응원의 힘
폴란드 선수들과 기자들은 한국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이 부담스럽다고 입을 모은다. 홈 경기의 이점은 심판의 판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듯 응원은 한국의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원동력이다.
대표팀의 요청에 따라 폴란드전이 열리는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의 잔디에는 물이 듬뿍 뿌려질 것으로 보인다. 히딩크 감독은 “잔디가 메말라 있을 경우 패스미스가 많아진다”며 잔디 상태에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세트플레이에 승부수
폴란드전 첫 승과 16강 진출은 세트플레이로 일군다. 결전의 날을 맞은 한국대표팀은 코너킥과 프리킥 등 세트플레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유럽 강호와의 평가전서 대등한 경기를 펼쳤던 대표팀은 직접 골과 연결될 확률이 큰 세트플레이의 완성에 마지막 스퍼트를 올리고 있다. 잉글랜드와 프랑스전서 얻은 3골 중 2골이 코너킥과 프리킥에 의한 득점이었다.
히딩크 감독은 프리킥과 코너킥의 다양한 패턴 연마에 집중하고 있다. 단 한번의 찬스메이킹 보다는 킥이 이뤄진 뒤 간접적으로 연결되는 세컨드볼에 의한 득점력 향상에 주력한다.
박지성이 기록한 잉글랜드전 동점골도 이천수의 코너킥과 최진철의 패스에 이은 합작품이었다. 히딩크 감독은 “세트플레이에 대한 준비는 모두 끝났다”며 세트플레이가 주요 득점루트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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