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만원이 4,700만원으로.’ 조흥은행 서춘수 재테크팀장이 2000년 12월30일 900만원을 넣은 근로자주식저축의 평가금액은 5월말 현재 4,700만 원.지난 해와 올 초 두 번에 걸쳐 가입액의 5.5%씩 총 100만원의 세액공제를 받은 것까지 포함하면 1년 5개월만에 무려 430%의 수익률을 올린 셈. 모두가 부러워할 만한 재테크다.
재테크 박사들은 어떻게 돈을 굴릴까? 새로운 형태의 금융상품이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오지만, 요즘은 시장상황이 워낙 가변적이어서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망설이게 된다. 신한ㆍ외환ㆍ우리ㆍ조흥 등 4개 시중은행의 재테크 팀장들로부터 ‘나만의 재테크’노하우를 들어봤다.
◈ 수입의 50%는 투자한다
4개 은행 재테크 팀장들은 대부분 월급의 절반을 각종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인이 교사인 조흥은행 서춘수 팀장의 경우 매월 급여의 60% 이상을 저축한다고 밝혔다.
그는 금리가 1∼2% 낮더라도 ‘플러스 알파’의 부가혜택이 있는 상품에 주로 투자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현재 매달 돈을 넣고 있는 금융상품은 ▦근로자주식저축 ▦장기증권저축(아내 명의) ▦장기주택마련저축 ▦개인연금신탁 ▦건강보험과 종신보험 등 5~6가지.
아내가 올 초 경기도 일산에서 부천으로 학교를 옮김에 따라 일산의 아파트를 팔고 부천에서 전세를 얻어 사는 그는 2000년에 가입했던 주택청약부금도 열심히 불입하고 있다.
청약부금은2005년 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데다 금리도 연 12%로 웬만한 은행 적금상품보다 두 배 이상 높다.
이미 아내명의로 별도의 청약예금을 가입해 둔 그는 앞으로 자신 명의로 중소형 평형 아파트를, 아내는 중대형 평형 위주로 아파트 청약에 나설 계획이다.
우리은행 김인응 재테크팀장은 월평균 소득의 45%인 180만원을 매월 저축한다. 비과세 저축 100백만원을 포함해 자녀 학자금 마련을 위한 비과세 장기저축에 40만원, 노후대비를 위한 개인연금신탁에 40만원을 매월 불입한다.
이와 별도로 위험관리 차원에서 보장성 보험에도 매월 15만원씩 생활비에서 지출하고 있다. 주식에 30% 이상을 투자하는 혼합형 수익증권에도 투자했는데 5월 말 현재 수익률은 21.46%에 달한다.
남편과 맞벌이를 하는 외환은행 오정선 팀장은 부부 수입의 50%는 저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이를 위한 저축(꿈나무 부자적금), 노후와 연말정산 효과를 높이기 위한 연금저축 외에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수익률이 좋은 상품을 정하여 투자하고 있다.
1년여 전 가입한 근로자주식저축(외환은행 주식)의 수익률이 5월말 현재 119%를 기록했으나 최근 주식시장의 조정으로 수익률이 다소 하락하고 있다.
신한은행 한상언 재테크팀장 역시 저축 비중을 월 수입의 5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월 소득을 100%로 환산 했을 때 현재 저축 비중(주택구입자금 원리금, 보험료 포함)은 46% 수준. 나머지는 생활비(33%), 자녀교육비(10%), 기타 잡비 및 용돈(13%) 등에 활용하고 있다.
2000년부터 장기주택마련저축(연리 8.5%)에 넣은 돈의 수익률이 짭짤한데 예금이자와 연말정산 세금 환급분을 감안할 때 현재 연 13.5%의 이율을 기록중이다.
◈ 목돈 100% 활용하기
요즘 같은 금리불안기에 만약 1억원의 목돈이 생기면 어떻게 굴리겠느냐는 질문에 저마다 소신이 담긴 재테크 노하우를 귀띔했다.
서춘수 팀장은 연말까지 1억원 전액을 단기특정금전신탁에 가입, 운영하겠다고 답했다. 투자기간이 1~6개월 이내로 짧아 금융시장의 변화에 맞출 수 있는데다 금리도 은행 정기예금보다 2~3%포인트 높다는 것이 이유.
김인응 팀장은 큰 폭의 조정을 받은 주식시장이 2ㆍ4분기 말부터 상승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 지수750~810포인트 대에서 주식투자형 상품에 40%가량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오정선 팀장은 금리가 낮기는 하지만 원금보존을 위한 상품에 40%, 목표수익률에 도달하면 안전한 채권으로 전환하는 전환형펀드에 40%, 은행권의 부동산투자신탁에 20%를 배분하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겠다고 했다.
한상언 팀장은 금융상품 위주로 장ㆍ단기로 나눠 투자하되 금리상승에 대비해 확정금리상품인 단기회전식정기예금에 세금우대로 3,000만원을 가입하고 단기특정금전신탁과 후순위채권, 간접투자상품인 전환형펀드 등에 2,000만원씩을 분산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변형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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