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방의 슛으로 세계가 놀랐고, 삼바축구의 자존심이 무너져 내렸다.통산 4차례나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던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과 48년 만에 월드컵에 나온 터키. 상대가 안될 것 같지만 의외로 첫 골은 터키가 먼저였다.
대부분 관중들은 호나우두(26ㆍ인터밀란)와 히바우두(30ㆍFC 바르셀로나), 호나우디니뉴(22ㆍ파리생제르맹) 등 3R 삼각편대의 화려한 발 재간을 지켜보느라 넋을 놓고 있었다.
그러나 전반 종료직전 터키의 일디라이 바슈튀르크(24ㆍ레버쿠젠)가 수비수 3명의 키를 훌쩍 넘겨 왼쪽 문전 앞에 툭 떨어지는 절묘한 패스를 건네주자 한 선수가 쏜 살 같이 문전 앞을 파고들며 왼발 슛, 브라질 네트를 흔들었다.
놀라운 것은 골이 들어간 후에 그가 골 세레모니 없이 무뚝뚝한 표정을 지었다는 점. 삼바축구 자존심에 상처를 입힌 투르크 전사는 빡빡머리에 강인한 인상이 돋보이는 하산 사슈(26ㆍ갈라타사라이)였다.
사슈는 1998년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지만, 부상이 끊이지 않은데다 거친 플레이 로 퇴장이 잦아 A매치 출전이 14차레에 그칠 만큼 불운을 겪었다. 2000년에는 금지약물 복용으로 6개월 출전 정지까지 자초했다.
하지만 이후 마음을 다잡은 사슈는 성실한 플레이로 대표팀에 복귀했고, 빠른 스피드와 상대 수비수의 허를 찌르는 재치로 48년 만에 조국에 월드컵 골을 안기는 영예를 안았다.
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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