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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사제가 '알코올 탈출기' 고백…알코올사목상담소장 허근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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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사제가 '알코올 탈출기' 고백…알코올사목상담소장 허근신부

입력
2002.06.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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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중독에 걸린 내 자신이 한없이 밉다. 빨리 벗어나고 싶다.”(1998년 4월 1일 일기)천주교 사제가 알코올 중독과 그로부터의 탈출 과정을 담은 ‘알코올 탈출기’를 고백한다.

서울대교구 가톨릭 알코올 사목상담소장으로 재직중인 허근(51) 신부는 2일 발행된 천주교 계통의 주간 ‘평화신문’에 ‘절대고독… 난 알코올 중독자였다’라는 제목의 수기 첫 회분을 실었다.

1980년 사제 수품 후 추기경 비서로 일하던 허 신부가 술을 배우게 된 것은 82년 해병대에서 군종신부로 생활하면서.

서울대교구 교육국 주일학교 지도를 거쳐 상계동ㆍ면목동 등의 주임신부를 맡았던 허 신부는 98년 마침내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앉은 자리에서 소주 8명, 맥주 24병을 위에 쏟아 부어 넣곤 했지요. 미사에 불참하는가 하면 신도를 방문하는 길에 다리가 풀려 그냥 돌아올 때도 있었습니다. 신자들이 나를 피하기 시작했지요.”

허 신부는 수기에서 “술은 이슬비가 몸을 적시듯 서서히 나의 몸을 파괴했고, 결국에는 영혼까지 무너뜨렸다”고 썼다.

그가 카톨릭 알코올 상담소 일을 자원한 것은 추기경으로부터 “아일랜드 신부가 한국의 알코올 중독자를 위해 일하다 죽었다. 이 일을 계속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 난 후. 전문적 상담을 위해 2000년 미국 버나딘대에서 심리대학원을 졸업했다.

“술에 빠져 생활한 기간도 길었지만 알코올 중독에서 빠져나오는데 더 많은 시간이 걸렸다”는 허 신부는 “과거에 대한 성찰과 반성, 새 생명으로 태어난 기쁨과 환희 등을 써 나가겠다”고 말했다. 수기는 50회 연재될 예정이다.

/글 박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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