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도중 ‘준비’라는 말을 100번쯤 들었을 듯 싶다. 회사를 세운 지 이제 겨우 7년. 그럼에도 업계가 놀랄 정도로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는 엑스인하우징의 임두섭(任斗燮ㆍ45) 사장은 이 단어를 무척 사랑했다.1995년 엑스인하우징을 인테리어 업체로 설립한 것도 그 준비 과정의 하나다. “아름다운 집을 짓고 싶다는 것이 어릴 적부터 품어온 꿈입니다. 인테리어를 모르고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했지요.”
임 사장은 현대건설의 협력업체로 모델하우스 건립 등 각종 공사를 익혀가며 다음 단계를 준비했다. 공사능력을 인정받아 난(亂)공사라 불렸던 금강산 사업에 참여했고 99년에는 현대건설의 우수협력업체로 선정됐다.
임 사장은 “이 정도면 됐다 싶어 2000년 10월 분당에서 첫 사업으로 오피스텔을 분양했다”고 말했다. 당시로서는 ‘대박’에 가까운 계약률(80%)을 기록한 엑스인하우징은 이후 시공사인 ‘엑스인도시개발’을 세우고 서울 역삼동ㆍ천호동, 경기 하남시에서 아파트ㆍ오피스텔을 분양해 모두 100% 분양에 성공했다. 4차 서울 동시분양에 내놓은 역삼동 트레벨 아파트는 서울 1순위에서 30대1 이상의 경쟁률을 보였다.
그는 “편하게 살 수 있는 집을 짓기 위해 시간만 나면 현장을 찾아 이곳 저곳을 뜯어고친다”며 “그래서 현장에서는 내가 나타나면 불편한 기색을 보일 때가 많다”고 말했다.
회사이름에 고개를 갸웃하던 사람들이 모델하우스에 와보고는 마음이 달라진다는 게 그의 설명. 역삼동 트레벨 아파트에서는 모델하우스 도우미들까지 청약에 참여(1명 당첨)할 정도였다.
이름도 생소한 건설업체가 짧은 시간에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이유도 이른바 ‘준비론’덕분이다. 그는 “짧은 시간에 인테리어, 시행, 설계, 시공을 밟아왔지만 우발적인 것은 아니었다”며 “준비가 안됐다면 나서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 비결을 터득하기까지 임 사장이 실패했던 사업도 여럿이다.
올해부터 외부감사(연 매출 70억원 이상)를 받게 된 것이 너무 기쁘다는 그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면서도 빌라사업, 해외시장 개척 등 현재 준비중인 사업을 애써 숨기려 하지 않는다. 아직 준비는 안됐지만 대형사에 대한 인수ㆍ합병도 청사진에 포함돼 있다.
“6월 말에 내 손으로 지은 집(역삼동 트레벨)이 처음으로 완공됩니다. 어릴 적 꿈을 어느 정도 이룬 것 같아 뿌듯하네요.”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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