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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칼럼] 노인들 양보단 골고루 먹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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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칼럼] 노인들 양보단 골고루 먹어야

입력
2002.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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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 조직이 필요로 하는 영양소를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는 상태를 ‘영양결핍’이라 한다면,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영양결핍 상태의 노인 인구가 제법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섭취 열량이 충분하다 하더라도 필수영양소를 균형있게 섭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수록 영양결핍 위험이 증가하는 데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 노화로 인한 생리적 변화다. 소화액 분비와 위장관 운동이 떨어지고 치아결손으로 음식을 잘 씹어 삼키지 못한다.

둘째, 나이가 들수록 질병에 걸릴 위험이 커지는 데 질병과 영양결핍은 아주 밀접한 관계에 있다.

영양결핍이 있으면 질병에 걸리기 쉽고 대부분의 질병은 식욕부진으로 인한 영양결핍과 체중감소를 초래한다.

셋째, 정신적 요인으로 노인들에게는 우울증이 잘 생긴다.

배우자나 가까운 친구와의 사별로 인한 우울증으로 입맛이 없어지고 체중감소를 보이는 경우가 있다.

마지막으로 사회적인 요인을 들 수 있는데 급속한 핵가족화로 혼자 사는 노인들이 늘면서 영양결핍 위험이 커지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신체 활동량은 점차 줄어들고, 근육량은 감소하는 반면 체내 지방량은 점차 늘어난다.

이에 따라 근력과 에너지 섭취량도 감소한다. 섭취량이 줄어들수록 영양소 결핍 위험은 커진다.

재미있는 동물실험 결과가 있는데, 모든 필수영양소를 골고루 함유하고 다만 칼로리만을 제한한 식이를 공급한 쥐들이 마음대로 음식을 먹게 한 쥐들보다 몸이 작고 체중은 덜 나갔지만 더 오래 살았으며 더 건강했다.

이 결과를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적게 먹더라도 필요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장수의 비결임을 알 수 있다.

결국 균형있는 영양섭취가 가장 중요하며 다양한 음식을 고루 섭취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철분, 아연, 마그네슘 같은 무기질과 비타민이 부족하기 쉬우므로 신선한 과일이나 채소의 섭취가 필수적이다.

아울러 육류 섭취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노인들은 생리적 변화와 질병 상태에 따른 차이가 크므로 이들의 심신상태를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욕저하의 원인을 세심하게 살펴보고 치아 문제, 신체 증상,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문제 등이 있는지 자주 확인해보아야 한다.

/박용우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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