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는 2일 오후 박빙의 혼전이 펼쳐지고 있는 경기 지역 지방선거 지원 유세에 나섰다.경합 지역인 경기 안산, 군포, 수원을 차례로 방문한 이 후보는 이날도 현정권의 부정부패 문제를 강도 높게 거론했을 뿐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의 발언에 대해서는 맞대응을 피했다.
서청원(徐淸源) 대표와 당직자들이 맡은 ‘막말 공방’에 대통령 후보는 발을 담그지 않는다는 ‘역할 분담’ 때문이다.
이 후보는 안산 정당연설회에서 “‘서민 정권’이라는 이 정권 아래에서 빈부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지고 나라 살림도 거덜났다”고 비난하면서 “나라를 망친 무능한 정권을 지방선거에서 심판해 정권교체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 달라”고 호소했다.
이와 달리 이날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 전남 담양, 전북 김제를 방문한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민주당 노 후보에 대한 적극적인 비난 공세에 나섰다.
그는 “‘깽판’ ‘양아치’ 등 입에 담기 거북한 말을 쏟아내는 자질이 의심스러운 사람, 편협한 사고, 독선과 오만에 빠진 사람에게 어떻게 나라를 맡길 수 있겠느냐”며 “지역주의에 기초한 ‘3김’ 시대가 지난 만큼 그 후계자를 자처하는 사람에게도 매달려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는 2일 오후 박상은(朴商銀) 인천시장 후보 정당연설회에 참석, “3김정치를 청산할 때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도 함께 청산하자”며 전날에 이어 ‘세대교체론’을 거듭 제기하면서 박 후보의 지지를 호소했다.
노 후보는 이날 지원 유세에서 “제왕적 후보, 계보정치, 측근정치, 가신정치를 그대로 빼다 박은 이회창 후보도 함께 청산해야 3김정치가 진짜 청산되는 것”이라며 “이회창식 정치를 청산하고 세대교체를 이루자”고 목청을 높였다.
노 후보는 특히 “아들을 군대에 안 보낸 사람은 대통령이 되고, 자기가 군대 안간 사람은 시장 하는 나라가 이회창 후보가 만들겠다는 나라냐”며 한나라당의 병역기피 의혹을 물고 늘어졌다.
그는 또 “부인은 200만원짜리 핸드백을 돌리고 아랫사람은 몇 십억원씩 해먹어도 감옥 안가는 이 후보의 나라는 특권층만 좋고, 서민들은 고생하는 나라”라고 몰아붙이며 이 후보와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한화갑(韓和甲) 대표도 이날 접전 지역인 경기지사 및 광주ㆍ하남시장 후보 연설회에 잇따라 참석, “노무현 후보는 이회창 후보처럼 국세청ㆍ안기부 자금을 선거자금으로 쓴 적이 없다”면서 “이 후보는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무릎을 끓고 용서를 받아야 마땅하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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