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업 아태재단 부이사장의 대학 후배 이거성씨가 그제 검찰에 구속됐다. 이재관 새한그룹 전 부회장에게서 검찰 수사 및 금융감독원 조사에 대한 선처 청탁과 함께 17억원을 받은 혐의다.이씨는 정ㆍ관계 로비와 관련돼 구속된 김성환씨와 함께 홍업씨의 최측근 중 한 명이다.
홍업씨 측근들은 건설공사 수주나 검찰과 금감원의 수사 무마를 대가로 사업자에게 거액을 받아 구속된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들은 홍업씨의 대학 후배로, 사업가들의 로비 대상이 될 만한 직업과는 무관한 사람들이다. 김성환씨는 서울음악방송 대표이며 이씨는 프로권투 프로모션을 운영하고 있는 권투 체육관 소유자다.
그렇다면 홍업씨의 측근이라는 점 외에 업자들에게서 거액을 받게 된 이유를 달리 찾기 어렵다. 권력형 비리의 전형적 형태가 아닐 수 없다.
구속된 이 전 부회장이 검찰에서 “이씨와 김홍업씨와의 친분관계를 보고 돈을 주었다”고 말한 것도 이를 뒷받침 해주고 있다.
이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검찰 수사관들에게 직접 부탁했고 홍업씨에게 돈을 전달하거나 청탁한 적은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전 부회장이 검찰 수사관에게 선처를 호소하는 대가로 17억원이나 되는 거액을 권력과 전혀 상관이 없는 이씨 개인에게 주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이 전 부회장이 지난 해 4월 검찰의 불구속 기소 후 사례비로 의심되는 5억원을 건네고, 이씨의 주선으로 홍업씨와 술자리를 가진 사실도 검찰수사로 확인된 바 있다.
검찰 수사는 이제부터다. 검찰은 이 전 부회장이 홍업씨에게 직접 청탁했는지 여부와 이씨가 누구를 동원해 검찰과 금감원에 압력을 행사했는지를 밝혀내야 한다.
또 돈의 일부가 홍업씨에게 전달됐는지도 규명해야 한다. 행여 혐의가 드러났는데도 월드컵을 이유로 소환을 미루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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