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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 마인트컨트롤 - '긴장풀려야 16강' 심호흡이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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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 마인트컨트롤 - '긴장풀려야 16강' 심호흡이 최고

입력
2002.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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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 찢어질 듯한 응원과 함성소리, ‘16강을 넘어 8강까지’를 외치는 국민들, 폴란드와의 첫 경기를 하루 앞둔 선수들의 어깨가 무겁다.하지만 자칫 국민들의 과도한 기대는 선수들에게 너무 심한 강박감을 주고, 경기력에 손상을 가져올 수도 있다.

이럴 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 마인드컨트롤이다. 긴장과 흥분이 경기에 미치는 영향, 효과적인 마인드컨트롤 방법을 알아본다.

큰 일을 앞두고 갖는 강박관념과 긴장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강남성모병원 정신과 이창옥 교수는 “성취동기가 높고 공부 열심히 하는 학생에게 ‘더 잘하라’는 말이 격려가 될 수 있듯 적당한 강박관념과 긴장은 좋은 자극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선수 개개인이 16강에 대한 강한 성취 동기를 갖고 있다면 적당한 긴장이나 강박관념은 순기능이 될 수도 있다.

문제는 지나친 긴장이다. 긴장을 하게 되면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져 사소한 스트레스도 몸 컨디션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흔히 ‘긴장해야 집중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지나친 긴장은 오히려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대뇌 부신피질에서 나오는 호르몬인 아드레날린이 분비돼 자율신경 운동이 활발해지면서 숨을 몰아 쉬고 초조해지게 된다.

이러한 자율신경의 고조현상은 근육을 긴장하게 만들고 상황판단 능력도 저하시켜 경기에서 실축 등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역시 자율신경계 고조 현상인 흥분도 마찬가지로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전문가들은 26일 프랑스대표팀과의 평가전 도중 핸들링을 인정하지 않은 심판에 대한 우리 선수들의 거친 항의를 제어력을 잃은 우려스러운 행동으로 진단했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백태클로 퇴장당한 하석주의 경우도 득점 후의 흥분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했던 대표적 사례.

세브란스 광주정신건강병원 이홍식 병원장은 “관중의 흥분에 선수가 말려 들어가지 않고 평상심을 유지해야 한다. 선수의 눈과 귀에는 관중의 뜨거운 몸짓과 함성 대신 축구공과 상대 선수만 보여야 한다. 마인드컨트롤로 자기조절력을 키우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마인드컨트롤 어떻게

모든 마인드컨트롤의 기본은 긴장을 푸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조화를 이루어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도록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호흡조절. 대합실이나 공기 좋은 곳에서 다리를 포개고 요가자세로 앉아 허리를 편 다음 두 손을 무릎에 올려놓고 복부로 심호흡을 한다.

숨을 들이마신 후 4초 정도 멈추고, 다시 6~8초에 걸쳐 서서히 내쉬는 호흡을 2~3분 정도 해주면 자율신경계의 고조상태가 적당히 가라앉게 된다.

이홍식 원장은 “양궁이나 사격 등 정밀한 정신집중을 필요로 하는 경기에서는 심호흡 훈련을 통해 뚜렷한 경기력 향상 효과를 이미 입증했다”고 말했다.

시각적 연상을 이용한 정신 집중훈련인 포커싱(focusing)도 도움이 된다. 이는 뇌파를 안정시키기 위한 일종의 명상법으로 기분 좋고 편한 장면을 연상하게 하는 방법이다.

이를테면 상쾌한 바람과 파도소리가 들려오는 바닷가에서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던 기억을 떠올리는 식이다.

마사지를 통한 근육이완이나 숙면도 마인드컨트롤의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잠은 무조건 많이 자는 것보다 평소 수면상태와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기 전날 오후 7시경 땀이 날 정도의 유산소 운동을 하고 부분 목욕을 한 후 숙면을 취하면 다음날 최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다.

잠자리에서 경기전략을 구상하는 등 상황에 지나치게 몰입하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

을지의대 정신과 이창화 교수는 “체력훈련이나 전술은 충분히 숙지하고 있는 만큼 오히려 경기 기간동안에는 하루 1시간 정도 독서, 음악감상 등 개인시간을 통해 혼자서 긴장을 푸는 것이 좋다” 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마인드컨트롤이 잘 되는 대표적인 선수로 박지성과 안정환을 꼽는다. 이들은 순간마다 일희일비하는 다혈질이 아니라 정서 자체가 편안하고 안정적이다.

그래서 순간적으로 강한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고 평가전에서 최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홍명보 역시 상대편 선수로부터 급박한 역습을 당해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감을 보이는 선수.

마인드컨트롤은 다혈질에 우왕좌왕하는 선수일수록 뛰어난 경기력 향상 효과를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마인드컨트롤의 확실한 효과를 보려면 1~2년동안 자발적이고 꾸준한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은경기자

k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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