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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평면' 아파트 거센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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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평면' 아파트 거센 바람

입력
2002.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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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시장에 신평면(新平面) 바람이 거세다. 기존의 천편일률적인 평면 구성으로는 더 이상 소비자의 구미를 당기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라 건설사들이 앞다투어 혁신적인 설계를 내놓고 있는 것.20평형 대 아파트에 방을 4개나 만들고 30평형대 아파트 전면에 방 3개를 배치하는 등 기존 통념을 완전히 깨뜨리고 있다. 이 같은 바람은 분양가가 과도하다는 비난여론에 직면한 건설사들의 생존전략과도 직결돼 있다.

■지방으로 갈수록 파괴적인 평면

동일토건은 최근 충남 천안 불당지구에 공급한 ‘동일하이빌’ 33평형에 3.5베이(bay) 설계를 도입했다.

30평형대 전면에 방 3개를 배치하는 것은 과거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일. 전면에 방 2개와 거실을 설치한 것은 기존과 다름 없지만 안방을 길쭉한 형태로 전면에 추가로 배치하고 앞뒤쪽으로 베란다를 설치하는 3.5베이는 30평형대에서는 처음으로 시도됐다.

쌍용건설은 지난달 부산 구서동에서 ‘날개단 아파트’ 쌍용 스윗닷홈을 선보였다.

50평형대 전세대의 측벽에 부채꼴 모양의 날개(Wing)방을 달아 측면 조망이 가능하도록 만든 것. 이 아파트에서는 3면 조망이 가능할 뿐 아니라 날개 방과 기존 측벽 사이의 공간에는 수납공간과 화장실을 설치해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43평형은 거실 부분이 꺾이는 ‘ㄱ자 설계’를 도입해 맞닿는 두면에 창을 배치함으로써 탁 트인 개방감을 극대화했고 복층으로 시공되는 62평형 거실에는 2층까지 연결된 대형 전망창을 설치했다. 대우건설도 용인의 신갈과 신봉 아파트에 측벽을 활용한 별도 서비스 공간을 설치한 신평면을 선보였다.

이 같은 파괴적인 평면은 서울에 비해 용적률과 동간거리 확보 여건이 용이한 지방에서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동일토건 김격수 홍보실장은 “땅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려운 서울에서는 사실 평면개발이 제한될 수 밖에 없다”며 “지방에서는 용적률 제한 등이 까다롭지 않아 앞으로도 신평면 개발은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수도권은 평면활용 극대화

서울이나 수도권에서도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용지난에 따라 용적률 등의 제한이 까다로운 이 지역에서는 제한된 평면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향으로 평면이 개발되고 있다.

우림건설은 서울지역 4차 동시분양에서 화곡동에 침실 4개와 욕실2개를 갖춘 28평형 소형 아파트 ‘루미아트’를 내놓아 화제를 모았다.

부부공간을 둘로 나누어 침실 4개를 마련한 것. 인터넷 등 사무를 볼 수 있는 공간과 침실 공간으로 부부영역을 나누고 중간에 욕실을 배치함으로써 공간 활용도를 크게 높였다.

주부들의 고민인 수납에 신경을 쓴 설계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현대건설은 재건축 수주전에 이용하기 위해 현관에 창고를 만들고 손님을 위한 옷장과 대형 수납장을 들여놓은 평면을 내놓았다.

대림산업도 종전보다 발코니와 수납 공간을 크게 확장한 신평면을 서울 4차 동시 분양부터 적용하고 있다. 32평형과 48평형은 부부 침실에 체력단련실과 작업공간으로 쓸 수 있는 전용 발코니까지 설치했다.

■평면을 내맘대로 바꾼다

평면 구조를 입주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가변형 아파트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칸막이 벽을 내력벽이 아니라 경량 벽체 등을 써서 방의 크기와 개수를 수시로 바꿀 수 있도록 한 것.

대우건설은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특정공간을 주부공간, 툇마루 응접실, 다중음악실, 홈바 등 다양한 기능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DIY(Do It Yourself) 설계를 선보였다.

현대건설은 발코니 확장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으며 주방과 거실 사이에 ‘포켓 도어’를 설치해 필요할 경우 공간을 분리할 수 있도록 했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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