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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아프리칸 50여명 이태원 식당서 합동응원 "국적은 달라도 우린 한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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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아프리칸 50여명 이태원 식당서 합동응원 "국적은 달라도 우린 한가족"

입력
2002.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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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는 하나!(Africa is one)”나이지리아와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축구경기가 벌어진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식당 ‘아프리칸&카리비안’은 작은 아프리카가 됐다. 아프리카 각국에서 온 50여명이 고시원건물 2층의 10평 남짓한 식당을 가득 메운 채 카운터 위의 9인치짜리 소형TV에 눈길을 고정시키고 있었다. 이들은 아프리카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열광하면서 서로의 다른 국적도, 타향살이의 설움도 잠시나마 잊었다.

식당 주인 에마누엘(32·나이지리아인)씨는 “지난해 6월 문을 연 후 이렇게 많은 고향대륙 사람들이 모인 적은 없었다”며 “이번 월드컵에서 나이지리아와 세네갈, 카메룬, 남아프리카공화국, 튀니지 등 아프리카의 돌풍이 거세게 일것”이라고 장담했다.

경기가 1대0 아르헨티나의 승리로 끝나자 사람들은 아쉬워하면서도 곧바로 다음 경기인 남아공 대 파라과이전에 빨려 들었다. 이들은 남아공이 전반 2대0으로 몰리다가 후반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자 모두 일어서 박수와 환호를 터뜨렸다.

콩고인 마추다(32)씨는 “아프리카 사람들이 한 마음이 돼 응원하는 것이 너무 좋다”며 “아프리카 5개팀은 모두 한 팀”이라고 즐거워 했다.

수원에서 공장에 다닌다는 기니인 아바스(25)씨는 “세네갈이 프랑스를 격침시켰을 때는 너무 감격스러웠다”며 “일요일엔 보통 집에서 쉬지만 오늘만은 함께 응원하려고 새벽부터 왔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인근 이슬람사원에 나온 이슬람교도들도 거리와 식당 등에서 아프리카팀을 응원하는 모습이 많이 눈에 띠었다. 태국인 압둘라 지드(56)씨는 “아프리카와 이슬람이 남다른 유대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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