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경기장의 ‘스카이박스’가 고공 비즈니스 경연장이 되고 있다.경기장 마다 설치된 스카이박스는 테이블, 소파, 통신시설에 16만원대 식사와 음료가 제공되는 호텔급 관람석. 고가에도 불구하고 독립된 공간에서 VIP(주요인사)와 함께 경기를 보며 비즈니스를 할 수 있어 기업들이 월드컵 귀빈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가장 인기가 있는 스카이박스는 3층 본부석 좌우를 둘러 79개가 설치된 상암 경기장. 이미 연초에 예약이 끝나 80억원 이상 매출을 기록했다. 본부석 오른쪽과 반대편의 A등급(12인실ㆍ총 8개)의 경우 이용료가 2억원을 넘어 1인당 1회 비용이 500만원을 넘는다. 스카이박스는 세 경기를 관전할 수 있는 패키지 상품이다.
포스코는 A등급을 포함해 스카이박스 3개 44석을 확보해 외국 초청인사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초청인사는 일본의 하타 스토무 전 총리, 베트남의 응우엔떤중 부총리 등 정ㆍ관계 인사와, 중국 상해보강 회장, 대만 CSC회장, 일본 신일철ㆍ스미모토중공업 회장 등 원료ㆍ설비업계 대표들이 포함돼 있다.
SK그룹은 스카이박스 2개를 구입해 계열사 별로 교대로 사용하고 있다. SK㈜는 중국 에너지ㆍ화학업계 인사 40여명을 개막식에, SK텔레콤은 중국 정부인사와 통신회사 고위인사를 13일 중국-터키전에 초청했다.
삼성전자는 해외 반도체 거래선들을 위해 스카이박스 1개를 마련했고, 현대오일뱅크는 상암경기장 내 가장 몫이 좋은 곳에 20석 규모의 스카이박스 등 4억원을 들여 귀빈 좌석을 확보했다.
0G전자는 스카이박스는 아니지만 이에 거의 준하는 프레스티지 1등석 20여개를 3억원에 마련, 거래선과 제휴사 인사들을 초청했다. 주요 기업들은 특히 중국-터어키전이 열리는 13일 상암 경기장에 중국 인사들을 대거 초청, 이날은 대중국 비즈니스의 날이 될 전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35개 주요 회원사를 대상으로 파악한 결과 이들 기업은 입장권 9만5,000여장 구입에 100억원, 스카이박스 27개에 마련에 30억~40억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그 밖에 산자부는 세계 경제리더 50여명, 문화관광부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위원과 각국 체육청소년 장관 등 20여명을 위해 스카이박스를 구입했다. 정보통신부는 아시아 20여개국의 정보통신 장관급 인사, 서울시는 30여명의 외국 경제인들을 위해 스카이박스를 활용하고 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