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전에서부터 승리한다.’책벌레로 유명한 월드컵 국가대표팀 거스 히딩크 감독이 월드컵이 개막되고 폴란드와의 결전을 앞두고 있는 요즘에도 책에서 손을 떼지 않고 있다.
그가 요즘 탐독하고 있는 책은 축구 심리학을 다룬 책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국 대표팀 얀 룰프스 기술분석관은 “히딩크 감독의 방에는 축구관련 서적이 꽤 많지만 요즘은 선수들의 경기 중 심리 상태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고 귀띔했다.
한국팀의 전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마지막 요인이 선수들의 자신감 획득이라고 판단, 심리학 관련 서적을 통해 묘책을 찾으려 한다는 게 주변의 분석이다.
심리관련 서적을 포함한 다독의 결과인지 히딩크 감독은 ‘심리전의 대가’로 통한다.
경기 중 불리한 판정에 대해서는 퇴장도 불사하지 않는 거친 항의로 심판에게 심리적 압박감을 조성하지만 하프 타임 때는 선수들에게 부담이 되는 행동과 언행을 삼가한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보통 감독들과는 정반대로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보인 선수에게 따끔한 지적을 잊지 않는다.
최근 잉글랜드전이 끝난 뒤 화려한 리베로의 위용을 과시한 홍명보에게 “수비를 소홀히 한 것이 불만스럽다”고 말했다. 이 또한 선수들의 자만심을 막기 위한 고도의 심리플레이인 셈이다.
히딩크 감독은 평소에도 소설을 비롯, 역사와 관련된 서적을 4,5권씩 한꺼번에 구입해 두루 훑어 보는 스타일의 독서광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 전지훈련 때 그의 큰 가방에는 책만 잔뜩 들어 있을 정도다. 비행기에서도 항상 이어폰을 귀에 꽂은 채 책만 보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지는 않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준택기자
nagn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