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급성장이 무섭다”며 한국을 치켜세웠던 폴란드의 엥겔 감독이 4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과의 월드컵 첫 경기를 앞두고 한국의 자존심을 건드리고 나섰다.엥겔 감독의 공략 대상은 한국의 수비진. 그는 “한국이 스스로 강점이라고 생각하는 수비는 허점이 많다”며 “우리가 충분히 뚫을 수 있기 때문에 많은 득점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근 스코틀랜드 잉글랜드 프랑스와의 평가전을 통해 수비라인의 안정을 강점으로 자부해왔던 한국으로서는 기분이 상할 수밖에 없다.
폴란드는 16강 진출의 분수령이 될 한국전을 위한 본격적인 심리전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한국으로서도 폴란드와의 첫 경기가 대단히 중요하다. 그러나 엥겔 감독이 노골적으로 큰 소리를 내고 있다면 거스 히딩크 한국감독은 맞불을 놓기보다는 은근한 머리싸움으로 폴란드에 맞서고 있다.
히딩크 감독은 지난 달 29일 “폴란드는 친선경기에서 부진했지 정식 경기에서는 절대 그렇지 않다”며 폴란드의 위장전술을 우선적으로 경계했다.
그는 “노르웨이 등과의 유럽 지역예선을 보면 폴란드가 얼마나 강한 팀인 지 알 수 있다”며 신중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한국은 폴란드의 가장 큰 구멍인 측면수비를 뚫기 위한 공격전술을 집중적으로 다듬고 있다.
히딩크 감독은 또 스피드가 떨어지는 폴란드 수비라인을 겨냥한 듯 “우리 팀의 강점은 선수들이 매우 빠르다는 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히딩크 감독은 1일 폴란드전에 대비한 비디오 분석을 마쳤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달 파주 트레이닝센터에서는 폴란드 전력의 큰 틀을 연구했고 지난 달 31일 실시한 분석 때는 선수들에게 폴란드의 구체적인 장단점과 선수 개개인의 능력 등 세밀한 부분을 꼼꼼하게 주지시켰다.
승리에 대한 목청을 높이기보다는 준비가 끝났다는 말로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서로 다른 스타일로 맞대결을 준비하고 있는 두 감독은 선수 시절 빛을 보지 못했지만 감독으로 명성을 쌓았다.
히딩크 감독은 네덜란드 명문 PSV 아인트호벤 감독을 비롯해 세계적인 명문구단 레알 마드리드와 발렌시아 등의 사령탑을 지냈고 98년 월드컵에서는 네덜란드를 4강으로 이끈 명장이다.
엥겔 감독도 폴란드를 16년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시키며 명장 반열에 올랐다.
경주=월드컵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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