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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 '골대괴담' 주술탓? 단순한 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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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 '골대괴담' 주술탓? 단순한 확률?

입력
2002.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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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골게터 트레제게와 앙리가 전, 후반에 날린 결정적 슛이 두 차례나 골대와 크로스바를 맞아 튕겨 나왔다.결승골을 내줄 때는 수비수 프티가 바깥으로 걷어낸 볼이 하필이면 골키퍼 바르테즈의 오른발을 맞고 쇄도하다 쓰러진 세네갈의 디오프 발 앞에 툭 떨어졌다. 이 모든 것을 프랑스의 불운만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 세네갈의 승리는 주술의 힘(?)

카메룬, 나이지리아 등 사하라 서부의 아프리카 팀들은 주술에 대한 강한 믿음이 있다.

1990년 이탈리아대회 개막전서 9명의 선수로 전대회 우승팀 아르헨티나를 격파한 카메룬은 82년 스페인대회때부터 ‘주주 맨(juju man)’으로 불리는 주술사가 공식 임원일 만큼 주술은 아프리카 축구의 뿌리깊은 특징.

이들 서부 아프리카팀의 주술사는 올해 초까지 감독이나 코치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하며 각종 경기에서 선수들을 지도(?)해왔다.

이들은 승리를 기원하는 것뿐만 아니라, 골대에 수탉의 피를 바르거나 제물을 몰래 상대진영에 묻는 의식을 행한다는 것.

아프리카 축구연맹(CAF)은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올 1월부터 주술사가 팀의 일원으로 국제경기에 참가하는 것을 금지시켰고, 이번 월드컵에 아프리카팀은 주술사를 대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발표했다.

하지만 아프리카의 한 사커매거진은 최근호에서 “국제경기에 주술사 없이 참가하는 것은 연필 없이 시험장에 가는 마찬가지”라며 CAF의 금지조치가 소용이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아프리카 팀에 정통한 축구전문가는 “CAF의 금지는 어디까지나 공식 입장일 뿐 비공식적으로 이번 월드컵에 ‘주주 맨’이 ‘팀 고문(Adviser)’로 참가한 의혹이 있다”고 LA타임스에 밝혔다.

주술이 개막전에 실제로 큰 영향을 주었는지, 아니면 실제 불운인지는 확인할 길이 없지만 세네갈에서는 프랑스전을 앞두고 수탉들이 제물로 수난을 당했다는 설이 있다.

■ ‘골대괴담’은 속설 아닌 확률

골대를 맞추면 진다는 징크스가 있다. 하지만 이는 속설이기 보다 질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통계적 확률이다.

대등한 경기를 펼칠 경우 한 팀이 다른 팀을 상대로 골을 얻을 수 있는 결정적인 찬스는 많아야 3~4차례.

골 기둥 두께는 불과 12cm. 프랑스가 의도적으로도 맞추기 힘든 골대를 프랑스가 두 번 이나 맞춘 불운은 향후 주어진 골 기회가 거의 없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더욱이 선수들은 심리적으로도 게임이 잘 풀리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게 된다. ‘골대괴담’은 속설이기보다 당연한 일이라는 게 스포츠 과학자들의 설명이다. 세계최강 프랑스도 이날 이길 수 없는 경기를 했다는 뜻이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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