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은 1일 한층 더 격하게 상대방 대통령 후보를 직접 겨냥한 막말공방전을 펼쳤다.자민련은 두 당을 싸잡아 비판하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이회창(李會昌) 후보에 대한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양아치’ 발언과 관련, “대통령 후보의 자질이 의심된다”며 공세를 폈다.
그러나 이 후보는 노 후보의 발언이 한 풀 꺾인 노풍(盧風)의 재점화를 위한 계산된 싸움 걸기로 판단, 일절 대꾸하지 않았다.
한나라당은 또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아들 김홍업(金弘業)씨의 룸 살롱 출입 사실 등을 들먹이며 대통령 친인척 비리의혹 공세를 강화, 지방선거 구도를 ‘노-이 대결’로 몰고 가려는 민주당의 구상에 제동을 걸었다.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아무리 상황이 급해도 그렇지 대통령 후보가 월드컵 기간에 할 말이 있고, 못할 말이 있는 것 아니냐”며 “이런 식이라면 민주당은 정쟁중단이라는 용어를 쓸 자격이 없다”고 비난했다.
이상득(李相得) 선대본부장은 “화가 나서 그랬는지, 원래 질이 그런지 몰라도 깽판이니 양아치니 하는 용어는 너무 심한 것 아니냐”고 비꼬았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노 후보와 민주당 지도부의 막말은 전쟁선포라고 볼 수 있지만 우리 당은 이런 저질 싸움에 말려들지 않을 것”이라며 “사그라진 노풍을 되살리려는 막가파식 몸부림은 국민의 외면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날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 후보를 ‘막말 대표선수’’막말의 원조’라고 거세게 비난하면서 공격 수위를 높였다.
김원길(金元吉) 총장은 선대위회의에서 “노무현 후보 덕분에 한문과 한글의 차이가 나타났다”면서 “시정잡배는 한문이고 양아치는 한글인데 한문은 고상하고 한글은 저속한 것이냐”며 한나라당과 언론을 모두 겨냥했다.
김현미(金賢美) 부대변인은 “이회창 후보는 ‘창자를 뽑아 씹어버리겠다, 당신과 당신 회사는 암적 존재다, 이런 놈의 나라, 망나니, 빠순이, 하꼬방, 고려대 나와도 기자가 되냐’는 등의 말을 해 정치권에 막말을 도입한 원조”라며 이 후보의 정계은퇴를 요구했다.
그는 “이 후보의 막말은 언론의 보호를 받고 노무현 후보의 발언은 시시콜콜 언론에서 도마질 당한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라며 “한나라당과 일부 언론이 협조해 노 후보를 일방적으로 공격하고 매도하는 상황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영삼(閔泳三) 부대변인은 “엊그제 이회창 후보가 175억원대 재산가이면서 건강보험료를 1만6,000원밖에 내지 않은 한나라당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 후보를 아주 깨끗한 사람이라고 했다”며 “깨끗한 사람이 다 죽었느냐”고 거칠게 이 후보를 몰아 세웠다.
신효섭기자
hsshin@hk.co.kr
유성식기자
ssy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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