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가 ‘광주고민’에 빠졌다. 지난 대선후보경선 과정에서 ‘노풍(盧風)’의 시발지였던 광주에서 지방선거가 한창인 최근 역풍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DJ 지팡이만 꽂아도 당선되던’ 이 곳에서 민주당 후보들은 지금 무소속 후보들의 거센 도전에 부닥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논란의 핵은 광주시장 후보 공천 문제이다. 후보 경선과정에서부터 국회의원 매수 의혹 등 잡음이 일기 시작하더니 선거전 개막 직전 중앙당의 공천 취소, 이어 대타로 등장한 박광태(朴光泰) 후보의 밀실공천 논란 등 악재가 겹쳤다.
여기에 대통령 아들 김홍걸(金弘傑)씨 구속 등 각종 비리 사건으로 민심이 악화한 바닥 정서도 문제다.
민주당은 이 지역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던 노 후보가 광주를 직접 방문, 민주당 지지를 호소하는 방식으로 상황을 타개한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
노 후보측은 1일 “9일 호남을 순회하면서 광주에도 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역시 시민단체의 거센 반발에 부닥쳐 있다.
광주ㆍ전남 지역 4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시민사회연대회의는 이날 성명을 발표, “노풍은 온갖 비리에 진저리가 난 지역 주민들이 만들어 낸 새로운 희망”이라며 “노 후보가 광주를 찾아 민주당 후보를 지원할 경우 주민의 자주적 선택권을 방해하는 게 된다”며 노 후보의 지원 유세를 반대했다.
광주ㆍ전남 개혁연대도 같은 취지의 성명을 통해 “광주시장 선거를 지키려다 대선을 망치는 우를 범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민주당과 노 후보측은 이에 대해 “광주는 반드시 우리가 이겨야 하는 곳”이라며 노 후보의 광주행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한 당직자는 “무소속 모 후보를 지원하는 시민단체 측이 앞장서서 반 민주당 기류를 조성하고 있지만 아직도 밑바닥 민심은 우리 편”이라며 “과정이 어려울지 모르지만 결국 우리가 이기지 않겠느냐”며 기대 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신효섭기자
hsshin@hk.co.kr
김종구기자
so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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