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3남 김홍걸(金弘傑)씨가 2000년 7월께 국가정보원이 자신과 최규선(崔圭善)씨의 이권개입에 대해 청와대 보고를 올린 것과 관련, 민주당 권노갑(權魯甲) 전 고문의 권유로 임동원(林東源) 당시 국정원장과 김은성(金銀星) 국정원 2차장을 찾아가 강력히 항의한 사실이 밝혀졌다.또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홍걸씨에게 직접 최씨와의 관계를 끊을 것을 지시한 사실도 밝혀졌다.
진승현(陣承鉉)씨로부터 5,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권 전 고문은 31일 서울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2000년 7월 집으로 찾아온 김 전 차장으로부터 홍걸씨와 최씨에 대한 좋지 않은 소문을 보고 받은 후 홍걸씨를 불러 ‘국정원 보고가 엉터리라 공연히 아버지로부터 오해를 받고 있으니 임 원장과 김 차장을 찾아가 직접 해명하라’고 충고했다”고 밝혔다.
권 전 고문은 “이후 홍걸씨가 임 원장 등을 만나 ‘국정원 보고 내용은 전혀 사실무근이며 나는 이권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해명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권 전 고문은 또 “이후 2000년 8월께 최씨가 특보지위를 이용해 국내선 비행기 일등석을 이용한다는 소문을 듣고 최씨의 해임을 결심했다”며 “최씨의 해임을 통보하는 자리에 홍걸씨를 함께 불러 ‘아버지에게서 이미 얘기를 들은 것으로 아는데 앞으로 최씨와 연을 끊고 미국에 들어가 너 갈 길을 가라’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한편 권 전 고문은 이날 공판에서 “진승현씨를 알지도 못하며 김 전 차장을 통해 돈을 받은 적도 없다”며 자신의 혐의를 일체 부인했고 변호인측은 당뇨병 등 권씨의 지병을 이유로 보석을 신청했다.
노원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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