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대회 기간 중 잉글랜드팀을 응원하기 위해 일본 삿포로에 도착한 잉글랜드 서포터들이 가슴에 ‘나는 훌리건이 아닙니다(I am not a hooligan)’라고 쓴 흰색 티셔츠를 단체로 입고 다녀 눈길을 끌고 있다.훌리건 방지를 위해 강경 대응하고 있는 일본 정부에 대한 일종의 단체 시위인 셈이다.
이들은 “훌리건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잘못된 정보를 퍼트리며 잉글랜드인을 모두 훌리건으로 몰고있다”고 비판하며 “일본인들의 불안감을 해소시켜 주기 위해 이 옷을 입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많은 잉글랜드인들이 훌리건에 대한 일본 정부의 지나친 대응자세를 우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며 “우리는 ‘잉글랜드인 모두가 훌리건은 아니다.
우리는 신사적이고 예의를 아는 축구팬들이다’라는 내용의 메일을 일본에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일본 정부와 개최지 지방자치단체는 이번 월드컵의 성패가 훌리건 방지여부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을 정도로 치안 유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 정부의 이 같은 자세에 영향을 받아 개최지 주민들은 경기 개최 기간동안 상점을 폐쇄하는 등 불안해 하고 있다.
주일 잉글랜드대사관은 이 같은 현상이 잉글랜드의 국가 이미지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 개최지 결정 이후 계속해서 자국 서포터의 ‘선량함’에 대해 적극 홍보 중이다.
개최지 상점 주인들에게 자국 서포터들의 습관과 행동양식 등을 설명한 안내문을 돌리는 등 이미지 개선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펼치고 있다.
훌리건에 대해 가장 많이 걱정하고 있는 도시는 삿포로이다. 잉글랜드-스웨덴(2일), 잉글랜드-아르헨티나전(7일) 등 ‘요주의 국가’들의 경기가 배정돼 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삿포로시에 7,000명의 경찰병력을 파견하는 등 훌리건 난동방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거리 202곳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한 경찰은 각국 서포터들이 서로 만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짜내고 있다.
요코하마=김철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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