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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개막일 이모저모 / 거리도 사무실도 '온통 붉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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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개막일 이모저모 / 거리도 사무실도 '온통 붉은색'

입력
2002.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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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가 개막한 31일 전국은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맞은 잔칫날의 설레임과 흥겨움으로 온통 출렁댔다. 개최도시들은 월드컵 개막을 축하하고 한국팀의 선전을 당부하는 형형색색의 플래카드와 휘장으로 휘감겼고, 직장에서나 학교에서나 화제는 오직 월드컵 뿐이었다.■ 공무원들도 '레드 데이'

서울시내 회사와 사무실들은 일찌감치 ‘붉은악마’들에게 점거됐다. C은행, K항공 D개발 등 상당수 기업체들이 이날과 한국경기가 펼쳐지는 내달 4일 등을 ‘레드데이’로 지정, 전직원들에게 붉은 티셔츠를 입고 근무토록 했다. 점심시간에는 보디 페인팅까지 한 극성 사원들이 모여 “필승 코리아”를 연호했다.

공무원들도 이날은 예외가 아니었다. 대전에서는 우체국 직원들이, 충북 충주에선 동사무소 직원들이, 대구에선 구청 직원들마저 붉은 옷 차림으로 민원인들을 맞았다.

■ 혼자 보는 경기는 재미없다

조기축구회는 물론 동창회, 동호회 등 각종 친목모임들은 개막 당일과 한국 경기일에 맞춰 회원들에게 비상소집령을 내렸다. 함께 모여 내기하고 응원하자는 취지에서다. 서울 강북지역 한 조기축구회는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대형 프로젝션 TV를 구입해 개막전과 한국경기를 함께 모여 시청하기로 했고 서울 K고 동문회는 합동 관전을 위해 대형TV가 설치된 호프집을 통째로 빌렸다.

업소들이 이런 기회를 놓칠 리 없다. 서울 강남구와 신촌 일대 호프집 등에는 ‘대형 TV설치, 단체관람객 신청받습니다’ 등의 플래카드와 안내문 등이 일제히 나붙었고 식당등은 업소내 TV를 대형 모델로 속속 교체했다.

서울 S대 이모(20)군도 “함께 응원하면서 몇 만원 정도 내기를 걸어놓고 보는게 최고의 월드컵 경기 관전법”이라고 추천했다.

■ 학교도 월드컵 열풍

대학가에도 한국축구의 선전을 기원하는 현수막이 캠퍼스 곳곳에 내걸렸고 일부 대학은 아예 종강 시기를 앞당기거나 기말고사 일정을 조정했다. 광운대는 이날 지역 주민 1,000여명을 초청해 노천극장에서 개막전을 중계하면서 학교 응원단까지 동원, 분위기를 띄웠다.

초중고교에서도 월드컵 포스터 전시회, 한ㆍ일 공동 화상 수업, 반별 미니 월드컵대회 등 학교별로 각종 이벤트가 펼쳐졌다.

이날 서울에서만 200여개교가 단축수업에 들어갔으며, 정상수업을 한 학교들 상당수도 학생들의 등쌀에 밀려 수업 중에 한국팀의 평가전 경기를 재방영하거나 경기전망 토론 등으로 시간을 채웠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김기철기자

kim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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