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월드컵 경기장에 모인 6만5,000여 관중은 물론 TV로 행사를 지켜 본 전세계인의 가슴에 우리가 전한 화합과 평화의 메시지가 깊이 새겨졌기를 바랍니다.”31일 치러진 월드컵 개막식을 연출한 극단 ‘미추’ 대표 손진책(孫桭策ㆍ55)씨 는 며칠째 계속된 밤샘 작업 탓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표정은 한껏 밝았다.
“전야제에 비가 내려 무척 가슴을 졸였는데,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 천만다행”이라며 “월드컵에 쏟은 한국민의 정성에 하늘도 감동한 것 같다”고 말했다.
‘동방으로부터’를 주제로 환영, 소통(疏通), 어우름, 나눔 등 네 마당으로 나눠 진행된 개막식에서 그가 가장 역점을 둔 것은 두 번째인 소통 마당.
그는 “테러, 전쟁 등 세계적 문제들은 모두 소통 부재에서 비롯된 것” 이라면서 “서양의 연극과 달리 연기자와 관객이 한데 어울릴 수 있는 우리네 전통 놀이의 형식을 빌어 소통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30분간의 짧은 공연에 우리 전통문화의 진수와 인류 보편의 바람을 담아내기가 쉽지는 않았다” 면서 “우리 것을 뼈대로 하되 음악 의상 등은 현대적 감각을 살려 새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손씨는 “많은 관객, 특히 외국인들의 반응이 좋아 흐뭇하다”면서 혼연일체가 돼 멋진 드라마를 보여준 출연진과 스태프 1,300여명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개막식을 무사히 치렀으니 이제는 태극 전사들의 선전을 기원하는 일만 남았다. 16강은 물론, 8강 진출 신화를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