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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멘트 인기' SBS캐스터 송재익 "강한 표현 나도 모르게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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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멘트 인기' SBS캐스터 송재익 "강한 표현 나도 모르게 나와"

입력
2002.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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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프랑스월드컵으로 월드컵 중계는 끝이구나 했다. 나이도 있고 해서.”그러나 끝이 아니었다. 축구팬의 귀를 사로잡는 SBS 송재익(60) 캐스터의 어록은 계속되고 있다.

1990년 이탈리아, 94년 미국, 98년 프랑스대회 등 10여년을 호흡 맞춰온 신문선(44) 해설위원과 SBS 월드컵 중계의 중심축을 이루었다.

SBS가 생중계할 47경기 가운데 28경기가 그들의 몫. 31일 벌어진 프랑스 대 세네갈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한국전 3경기와 준결승전, 결승전 등 주요경기를 도맡았다.

경기장을 쫓아다니면서 매일 한 경기씩 중계해야 하는 강행군 때문에 그는 혈압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개막전 때부터 혈압약과 비타민을 챙기고 나갔다.

“중계를 앞두고는 차분한 편인데. 일단 축구경기가 시작되면 나도 모르게 들떠서 너무 강한 표현이 튀어나오기도 한다. 나중에 후회할 때도 있다. ‘골!골!’하고 외치는 장면을 보고있노라면 내가 봐도 어떻게 저렇게 험하게 소리를 지를까, 포효하듯 할까 싶다.”

하지만 팬들은 이번 월드컵대회에서도 그가 후회할 일을 많이 하기를 기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송재익의 어록 두께와 인기는 비례한다.

“본선에 앞서 면역력을 키우기 위한 예비접종이다. 잉글랜드는 1차 접종, 프랑스는 2차 접종” “서귀포에서 백록담으로 공을 차듯이” 등 월드컵을 앞두고 벌어진 대 잉글랜드전과 대 프랑스전에서도 송재익은 어록을 쏟아냈다.

그의 인기를 반영하듯 어록을 정리한 팬카페(cafe.daum.net/soccersong)의 회원수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5월 중순까지 약1,500명이던 회원수가 대 잉글랜드전 직후에는 1,900명으로 늘어나더니 대 프랑스전을 치르고 나서는 5,500명을 넘어섰다.

송재익- 신문선 콤비의 말 잔치는 타 방송사 중계팀이 흉내낼 수 없는 장점이면서도 동시에 비판의 도마에 오르는 요소.

그들의 중계가 ‘시끄럽다’ ‘말장난만 한다’는 평가도 있다.

그에 대해 송재익은 “현장에서 관전하지 못하는 시청자를 대신해서 보이는 대로 설명할 뿐이다. 빠르게 지나가는 상황을 빠뜨리지 않고 실감나게 전달하려고 한다”고 설명한다.

그가 꼽는 송-신 콤비의 최대 장점은 “사투리라는 핸디캡이 없고 목청이 좋다”는 것.

그간 중계한 숱한 월드컵경기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90년 이탈리아월드컵 결승전.

“그날 새벽 독일의 우승을 보고서 ‘마테우스가 이끄는 독일 병정들이 세계축구를 평정하고 저 휘황찬란한 피파컵을 안고 고국으로 돌아가면 나라가 통일돼있습니다’라고 했던 말까지 생생하다”고 했다.

99년 명예퇴직으로 MBC를 떠나기 전까지 30년을 스포츠중계를 했다.

영화 ‘챔피언’의 주인공 김득구의 최후의 경기도 중계했고, 그 인연 덕분에 영화에서 경기 중계까지 맡았다.

“지단의 경기를 중계하고 싶었는데, 부상으로 결장한 게 아쉽다”고 말하는 축구팬이기도 한 그의 한국대표팀에 대한 전망은?

“경기 흐름이 매끄러워져서 이번 월드컵대회에서 한국팀의 중계가 수월해질 것 같다. 공의 방향을 예측할 수 있게 됐다. 마치 지하철이 예정된 역을 거쳐가는 것처럼…”이라고 말하는 송재익 캐스터.

언제, 어디서나 자연스럽게 쏟아져 나오는 비유법. 그에게는 생활 그 자체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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