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31일 시흥, 군포 등 경기 지역 정당연설회에서 원색적이고 거친 말로 조선일보와 한나라당을 향해 맹공을 퍼부어 파장을 일으켰다.노 후보는 자신의 ‘깽판 발언’을 비판적으로 보도한 조선일보에 대해 언급하면서 “제가 시정잡배라면 한나라당의 모씨는 양아치냐”라며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를 겨냥했다. 그는 조선일보 사주에 대해 “군사정권과 결탁해 뒷돈을 챙겼다”고 주장한 뒤 조선일보와 한나라당을 염두에 두고 ‘조한동맹’이라고 비난했다.
노 후보는 연설 후반에 “조선일보 얘기 좀 하겠다”며 톤을 높였다. 그는 “내가 천마디 말 중에 한마디 쓰레기 같은 말을 했다고 그 쓰레기만 딱 주워다가 갖다 담으면 그것은 쓰레기통”이라며 “쓰레기 같은 말만 담은 신문은 잘못하면 쓰레기통이 되니까 앞으로 그런 것을 주워담지 말라”고 말했다.
그는 “(조선일보가) 수천개의 단어가 쏟아진 연설 내용 중 단어 하나 딱 주워서 자질이 있다니 없다니 하는 사설까지 썼다”며 “사과밭에서 썩은 사과 하나 주워 나와서 과수원의 사과가 다 ??었다고 하면 진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 “이회창 후보가 정부의 인사를 놓고 망나니 같은 정책이라며 저주한 것은 한국 정치를 깽판 놓자는 것”이라고 비난한 뒤 “빠순이는 고상한 말이고 깽판은 비속어냐”라며 이 후보의 ‘빠순이’ 발언도 겨냥했다.
그는 “창자를 끄집어내서 씹어버리겠다고 얘기했던 것은 왜 묻어줬느냐”며 1997년 대선 전 기자들과의 모임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진 이회창 후보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노 후보는 “이회창 후보는 아래 사람 시켜서 저한테 시정잡배라고 얘기하느냐”며 이 총재를 양아치에 비유하는 발언을 했다. 노 후보는 “저는 조선일보 사장님 회장님처럼 그렇게 고상한 말만 쓰고 살지 않는지 모르지만 그분들처럼 천황폐하를 모시고 일제에 아부하고 군사독재정권에 결탁해서 알랑거리고 특혜 받고 뒷돈을 챙겨서 부자가 되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는 “그렇게 기회주의적 인생을 살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노 후보는 또 1999년 4월 7일 국회에서 한나라당 서상목(徐相穆) 의원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뒤 이 후보와 서 의원이 껴안은 사진을 들고 나와 세풍사건을 거론하면서 “도둑놈 안 잡혀가게 생겼다고 기뻐하는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노 후보의 이날 연설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조선일보를 상대로 정면의 대립각을 세우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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